나를 고백합니다.
브런치스토리의 팝업 <작가의 여정> - 인턴 작가 신청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와, 난 아직 인턴도 못해봤는데 이런 데서 인턴을 다해보네! 취준생의 블랙조크입니다.
인턴 작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던 것이 아닙니다. 죠죠 옆 장소에 두 시간 전, 친구인 오 씨와 어떤 팝업스토어를 가볼지 찾아보면서 결정한 일입니다. 이 정도로 저는 변덕스럽고 도전적인 사람입니다. '도전적인 사람'이라는 말은 딱딱합니다. 자기소개서에서나 나올 법한 말이죠. 실제로도 저는 이 키워드를 자주 자기소개서에 넣고 있습니다. 얄팍한 스펙을 가리기 위한 어필이었습니다. 좀 더 솔직하게, 직관적으로 말해보자면 '한 치 앞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회사 면접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으면서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서류를 넣고, 어떻게든 공부하겠지 하며 자격증 시험을 접수하고, 해보면 좋을 것 같아하고 소개를 받습니다. 결과는 당연히도, 항상 좋지만은 않습니다. 서류는 떨어지거나 간신히 붙어 면접 기회를 얻어도 외면하고, 자격증은 비싼데 못 딴 것이 많습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일을 벌이는 캐릭터를 싫어하는 이유는 저와 닮아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캐릭터가 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까 밥을 먹으면서 잠깐 본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와 2탄의 불안이. 물론 그 영화를 제대로 본다면 마냥 그 캐릭터를 미워할 수 없을 겁니다. 그게 슬픔과 불안도 필요한 감정이다. 영화에서는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저는 불편할 뿐입니다. 그 두 캐릭터가 너무나도 저와 닮아있었습니다. 슬픔이는 항상 울어대고, 불안이는 계속해서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내 라일리를 우울증일지도 모르는 상태로 만듭니다. 제 그런 면을 받아들이는 것은 주변이 도와준다 해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슬픔과 무력감, 불안에 사무쳐 아무것도 못하는 날에는 그런 저를 원망합니다.
글을 쓰면서도 우울에 휩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내 안의 죄책감과 무력감, 원망, 후회, 그리고 그럼에도 가지는 평화로운 일상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읽으시는 것처럼 저는 이제 막 책을 읽어 뛰어난 문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딱히 제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도 아닙니다. 도전적인 사람이라고 하지만 정작 어떤 곳에서는 망설이느라 기회를 놓치는 사람입니다. 저는 제 장점을 잘 모릅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나 간신히 유치원 때 쓸만한 키워드를 꺼내죠. 자살할 용기도 없어 한심하다는 자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살아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써나갈 이 <나를 고백합니다>에서 저를 낱낱이 고백하려 합니다. (물론 자중할 수도 있습니다. 브런치가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것이다 보니, 가끔 시선을 두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지만 진하게 자리한 관종기를 풀어 저 같은 사람도 이렇게 살아있다를 말하려 합니다.
저를 알리고 싶은 이유를 단순히 관종기로 말해버렸지만, 아직은 더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남에게 제 이야기를 1000시간 동안 말할 수는 없으니 허심탄회하게 가상의 독자에게 풀어보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에서 드러나는 것은 실력뿐만이 아닙니다. 제일 잘 보이는 것은 만든 사람의 가치관입니다. 만화, 영화, 책 모두 그랬습니다. 저는 앞으로 써나갈 글에서 제 추한 생각을 들킬지도 모르겠습니다. 끔찍한 문장 실력과 함께요. 창피하겠죠. 그럼에도 쓰고 싶습니다. 이는 진짜 저에 대한 유일한 기록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저에 대한 말을 계속해서 나불거리고 싶기에, 저는 나를 고백하겠습니다.
팝업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힘든 주 5일제를 보내면서 정보도 보내주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데려가주며 함께 18000보를 걸어준 친구 오 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덕분에 제가 또다시 도전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