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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식 증명

보아뱀 속 코끼리, 배를 가르지 않고 알 수 있을까?

1. Web3.0에서의 영지식 증명 필요성


Web2.0은 인터넷이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참여형 플랫폼 시대를 의미한다. 블로그, SNS,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은 전 세계를 연결하며 개인에게 창작과 참여의 기회를 열어주었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더 쉽게 협력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Web2.0은 플랫폼 중심의 중앙집중적 구조라는 본질적 한계를 가진다. 사용자가 만든 데이터와 가치는 플랫폼 소유가 되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이익 역시 플랫폼 기업이 독점한다. 더불어 개인정보는 수익화의 도구로 활용되며, 사용자 동의 없이 오용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Web2.0은 연결과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소유권과 프라이버시라는 중요한 가치를 희생하면서 그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다.


Web3.0은 Web2.0의 이러한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중앙화를 핵심 개념으로 내세운다. Web3.0에서는 사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직접 소유하고, 이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즉, 디지털 자산을 특정 플랫폼이 아닌 사용자 스스로가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핵심 역할을 한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투명하게 관리하며,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Web3.0은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 증명, 거래 기록 보장, 신뢰 구축과 같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Web3.0에서는 디지털 자산을 자유롭게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프라이버시와 보안성 또한 함께 확보되어야 한다. 모든 거래 정보나 소유권을 네트워크에 노출할 경우,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이나 사생활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지식 증명 기술이 고안되었다.



2.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s)이란?


조금은 다른 어린왕자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비행사가 그린 양이 들어있는 상자 그림을 받은 어린왕자는 너무 감동한 나머지 비행사에게 자신의 그림을 선물했다. 그림에는 배가 잔뜩 부른 보아뱀이 있었다. “이건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그림이에요.” 어린왕자가 말했다. 하지만 비행사는 믿지 않았다. “그게 정말 사실인지 어떻게 알 수 있지?” 보아뱀 속을 보여줄 수도 없잖아.” 비행사는 반문했다. 어린왕자는 보아뱀의 배를 가르지 않고 코끼리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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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에는 정말로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모습이 담겨 있어요. 제가 이 그림에 코끼리가 있다는 걸 증명할게요.” 어린왕자가 말했다. 하지만 내용을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비행사는 어린왕자에게 무작위로 질문을 던졌다. “그럼 보아뱀이 삼킨 코끼리의 크기를 기반으로, 그림 속 보아뱀의 몸이 얼마나 길어야 하는지 계산해볼 수 있겠니?” 어린왕자는 그림의 비율을 분석해 적절한 길이를 제시했다. “그 코끼리가 삼켜졌다면 보아뱀의 몸 어느 부분이 가장 두꺼워야 할까?” 어린왕자는 그림 속에서 보아뱀의 중간 부분이 더 두껍게 그려진 것을 정확히 지적했다. 이후로도 비행사는 어린왕자에게 그림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그 코끼리가 보아뱀 안에 있다면, 발은 어느 쪽에 있을까? 보아뱀의 움직임이 코끼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까?” 어린왕자는 그림과 자신의 지식에 기반해 모든 질문에 맞는 대답을 했다. 비행사는 어린왕자가 그림의 모든 정보들을 알고 있고, 코끼리가 보아뱀 속에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을 보고 확신했다. “그래, 이 그림에는 정말로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모습이 그려져 있구나!”


위 이야기에서 어린왕자는 그림에서 보아뱀의 배 속을 직접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코끼리 정체에 대한 비밀은 여전히 유지된다. 그러나 어린왕자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특징을 설명함으로써 코끼리의 존재를 증명했다. 이처럼 세부 내용은 비공개로 유지하면서 정보의 핵심만을 증명하는 기술이 영지식 증명이다.



3. 영지식 증명의 조건


영지식 증명을 위해 필요한 조건은 세 가지이다. 앞서 살펴 본 어린왕자 이야기를 바탕으로 세 가지 조건을 살펴보자.


첫 번째는 완정성이다. 어떤 명제가 참이라면, 검증자는 증명자에 의해 이 사실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어린왕자가 비행사의 질문에 계속 답을 하다 보면, 비행사는 그림 속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상태라는 것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건정성이다. 어떤 명제가 거짓이라면, 어떠한 증명자라도 거짓말을 통해 검증자에게 조건이 참임을 납득시킬 수 없다. 어린왕자가 보아뱀 속에 코끼리가 없지만 있다고 거짓말했을 경우, 어린왕자는 보아뱀 속에 코끼리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세 번째는 영지식성이다. 비행사는 명제의 참, 거짓 여부 이외에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다. 여러 번의 반복을 통해 비행사는 보아뱀 속에 코끼리가 있다는 사실을 납득했지만 코끼리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4. 영지식 증명의 문제 해결 방법


Web3.0에서 사용자는 원본 데이터를 암호화하여 생성된 암호문과 암호문이 올바르게 생성되었다는 사실에 대한 영지식 증명을 블록체인에 같이 저장한다. 영지식 증명으로 공개 검증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암호문을 통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당사자들은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민감한 데이터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상호작용하고 자산을 교환할 수 있다.


Web3.0 생태계가 계속 진화함에 따라 영지식 증명 시스템은 개인정보보호, 보안 및 데이터에 대한 사용자 중심의 환경을 만다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지식 증명 기술을 발전시킴으로써, 향후 더 안전하고 사적이며 분산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출처




작성자: ITS 27기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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