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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3.0

'빌려 쓰는 인프라'를 넘어 '빌려 쓰는 지능'의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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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년 전만 해도 기업들의 지상 과제는 "어떻게 클라우드로 이관(Migration)할 것인가?"였습니다. 전산실의 물리적 서버를 AWS나 Azure와 같은 가상 공간으로 옮겨 비용을 절감하고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 그것이 '클라우드 1.0' 시대의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2024년, 우리는 지금 거대한 변곡점 위에 서 있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고 서버를 빌려 쓰는 단계를 넘어, 클라우드가 기업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대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인프라(IaaS)에서 인텔리전스(Intelligence)로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폭발적인 성장은 클라우드의 정의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과거의 클라우드가 '거대한 하드 디스크이자 CPU'였다면, 지금의 클라우드는 '거대한 인공신경망'입니다. 이제 기업들은 클라우드 위에서 단순히 웹서비스를 호스팅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초거대 언어 모델(LLM)을 API 형태로 호출하여 비즈니스에 접목합니다.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들의 경쟁 구도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누가 더 싼 저장공간을 제공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AI 모델과 반도체(GPU/NPU)를 제공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된 것입니다.


'AI 네이티브'를 위한 새로운 아키텍처

이러한 변화는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를 넘어 'AI 네이티브(AI Native)' 아키텍처를 요구합니다.

특화형 반도체의 부상: 범용 CPU만으로는 AI 학습과 추론 비용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구글의 TPU, 아마존의 Trainium/Inferentia, 마이크로소프트의 Maia 같은 자체 칩셋 개발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결국 'AI 연산 효율성'이 클라우드 비용의 전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벡터 데이터베이스(Vector DB): 텍스트나 이미지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숫자 형태로 저장하는 벡터 DB가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의 새로운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주권 클라우드(Sovereign Cloud)와 핀옵스(FinOps)의 중요성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반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데이터가 곧 자산이자 안보가 되면서 '소버린 클라우드(Sovereign Cloud)'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각국의 규제에 맞춰 데이터가 해당 국가 내에 머물도록 강제하거나, 외부의 AI가 우리 기업의 민감 데이터를 학습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기술이 필수 요건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AI 도입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클라우드 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핀옵스(FinOps)'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기술입니다. 단순히 쓴 만큼 내는 것이 아니라, AI 추론에 드는 토큰당 비용까지 세밀하게 계산하고 최적화해야만 비즈니스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결론

"당신의 클라우드는 생각할 수 있습니까?" 이제 기업의 리더와 엔지니어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우리는 클라우드를 단순히 '창고'로 쓰고 있는가, 아니면 '연구소'로 쓰고 있는가?" 클라우드는 더 이상 IT 부서만의 관리 대상이 아닙니다. 비즈니스의 통찰력을 만들어내는 핵심 엔진입니다. 앞으로의 10년, 클라우드 경쟁력은 '누가 더 빨리 인프라를 지능으로 전환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당신의 클라우드 전략을 '보관'에서 '생성'으로 재설계해야 할 때입니다.


이 칼럼과 관련하여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부분이 있으신가요?

핀옵스(FinOps): AI 도입 시 클라우드 비용을 절감하는 구체적인 방법론

소버린 클라우드: 국내 기업이 데이터 주권을 지키며 글로벌 클라우드를 쓰는 법

CSP 비교: AWS, Azure, Google Cloud의 AI 관련 기능 장단점 비교


작성자: ITS 27기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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