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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그거 우리집도 되는 거였어?

우리집 TV는 LG인데, 냉장고는 삼성이라… 스마트홈, 그거 하려면 번거로울텐데?”


몇 개월 전까지는 맞는 말이었다. LG 가전의 경우 LG ThinQ, 삼성 가전의 경우 스마트싱스 앱을 따로 설치해야만 했는데, 집의 모든 가전을 한 브랜드로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제조사들은 자사의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욕구를 내려두고, 다양한 제조사의 제품들이 호환되도록 ‘연합’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매터(Matter)의 등장 배경이다.




스마트홈,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매터의 등장 이전에는, 스마트홈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했을까? 스마트홈 디바이스 중 동영상이나 음악을 스트리밍하는 데이터 전송률이 높은 디바이스는 에너지 사용에 큰 제약이 없었지만, 반면에 주변 센서와 같은 데이터 전송률이 낮은 디바이스는 배터리로 작동되고 접근이 어려운 장소에 설치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다양한 요구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통신 기술이다. 이러한 통신 기술은 대체로 고속 애플리케이션과 저속 애플리케이션으로 나뉘며, 고속 애플리케이션에는 유선 이더넷과 와이파이가 있으며, 저속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802.15.4 표준이 주로 사용되어 왔으며 스레드(Thread) 및 지그비(ZigBee) 아키텍처에 사용되었다.


이더넷은 컴퓨터가 유선 연결을 통해 빠른 속도로 서로 통신할 수 있게 해주는 로컬 영역 네트워크(LAN)을 구축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스마트홈 어플리케이션에서는 비디오카메라, 텔레비전, 홈 어시스턴트와 같은 특정 디바이스가 이더넷 LAN에 직접 연결될 수 있다.


와이파이는 물리적 케이블 없이 LAN을 구성하도록 해주는 이더넷의 무선 확장이다. 동일한 IEE 802.11 표준상 구축된 와이파이와 이더넷은 오늘날 대부분의 가정에서 함께 사용되고 있으며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원하는 개수만큼 연결할 수 있는 유연하고 강력한 백본을 구성한다.




그럼, 와이파이로 연결하면 되지 스레드, 지그비는 또 뭐야?


와이파이가 편리할 수 있으나, 와이파이는 전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계속 어댑터를 꽂는 제품은 유리하지만, 어댑터가 아닌 배터리를 사용해야 하는 센서류 같은 경우 와이파이는 전력 소모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스레드, 지그비와 같은 아키텍처이다. 블라인드, 초인종, 도어락 등 배터리가 들어가는 곳에는 와이파이보다 이들이 더 적합하다. 그렇지만 이들 역시 단점이 존재해 와이파이와 달리, 스레드 및 지그비 등의 언어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인터넷과 연결되는 허브 역할이 필요하다. 그리고 허브의 종류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스마트홈 제조사들은 락인 효과를 노리기 위해 독자적인 허브를 사용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이것은 곧 진입장벽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2019년부터 아마존, 애플, 구글, 삼성 등 여러 제조사들이 협력을 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등장한 것이 매터이다.




매터의 등장


매터는 스마트홈 제품 및 IoT 플랫폼을 위한 새로운 표준으로, 다양한 생태계의 스마트 기기와 플랫폼이 통합 연결되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하는 오픈소스 프로토콜이다.


매터에서는 스레드를 메인 프로토콜로 채택했다. 스레드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언어로, 전력 소모, 보안, 속도 등의 장점 때문에 메인 언어로 선택되었다. 또한 스레드는 지그비와 같은 타 프로토콜과 달리 전용 허브 없이도 모든 스마트홈 기기를 함께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술이다. 아마존 에코 혹은 구글 네스트 스마트 스피커 같은 기존 스마트홈 기기는 기기 제어를 위한 보더 라우터로 기능할 수 있다.



매터 기반 스마트홈에는 와이파이 디바이스, 유선 디바이스, 스레드 디바이스 및 인터넷 게이트웨이가 포함된다. 스마트홈 어시스턴트는 매터 컨트롤러의 역할을 하면서 소비자가 블루투스 LE(BLE)를 통해 새로운 디바이스를 네트워크에 쉽게 온보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럼, 이제 다 똑같은 거 아냐?


스마트홈 앱마다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호환됨에 따라 결국 제조사들은 서비스의 차별화를 강조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스마트홈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스마트홈 기능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으며, 이용자 10명 중 5명은 간단한 전원 조작이나 상태 확인 정도로만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홈의 궁극적 목표인 루틴이나 자동화 설정 등 가전 간 연동 모드를 개인화하여 사용하는 이용자는 11%에 불과했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에서 주요 브랜드인 삼성 스마트싱스와 LG ThinQ는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삼성 스마트싱스는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강점을 살려 삼성 스마트폰에 기본 앱으로 탑재하고 있다. 반면 LG ThinQ는 생활가전 시장에서의 강점을 살려, 가전제품 구매 시 영업 사원이 추천하는 시스템을 활용했다. 


매터 표준이 도입되기 전에는, 생활가전 생태계가 비교적 더 발전된 LG가 강점이 가졌지만, 통합 이후에는 오히려 스마트폰에 기본 설치된 삼성의 스마트싱스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통합되기 이전의 삼성, LG의 스마트홈 브랜드 이용률은 각각 46.5%, 39.4%이다.


매터의 등장으로 앞으로는, 스마트홈 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와 협업하여 커넥티드카까지 연동한다는 삼성 스마트싱스의 계획처럼 제조사들은 스마트홈 서비스의 차별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출처

박규찬, [TECH REPORT] 매터를 통한 원활한 스마트홈 연결, 테크월드, 2024.02.13

박수현, ‘스마트홈’ 삼성 스마트싱스 vs. LG 씽큐, 실제 사용자 평가 비교, 오픈서베이, 2023.06.08

스마트홈 발전이 매우 느리고 어려웠던 이유? 삼성이 작정하고 만든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을 사봤습니다!, ITSub잇섭, 2023.02.05



작성자: ITS 25기 김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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