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홀씨를 따라 어느새 봄이 가고 있다.
더운 여름이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드밀고 있다.
봄 아~가지 마~
둘째 꾸니가 선물해준 파브리아노 수채용지를 책꽂이에 꽂아만 두고 있었다.
유화는 조금 그려봤지만, 어릴 적 말고는 수채화를 그려본 적이 없는 데다, 딱히 그릴 일도 없었다.
게다가 이런 종류의 스케치북은 더더욱 써 본 적이 없어서 낯설기도 했다.
면이 많이 들어간 종이라서 좀 무겁기도 하고, 두껍고 재질감이 오돌토돌하다.
스케치북 펴고.... 뭘 그려볼까 하다 오가며 보았던 민들레를 한 포기 그려보았다.
요즘은 꽃도 거의 지고, 홀씨가 예쁘게 피어 이리저리 둥둥 날아다니고 있다.
봄이 가고 있다
어릴 적 아이들 쓰던 오래된 팔레트를 꺼내어, 색칠해 보니 와우~ 발색감이 좋다.
이 팔레트에 물감 짜놓은지 10년도 훨씬 넘었는데, 아직 쓸 만하다.
색감 이쁘다~
아! 또 어디서 들은 소리로는 구아슈가 색깔이 예쁘다던데..
종이 때문에 구아슈를 사보아야 하나? 어쩌나?
이 종이에다 구아슈로 그리면.. 색이 정말 쨍할 것 같다.
조만간 화방으로 한 번 원정을 가야 할 것 같은 이 설렘.... 봄이 주는 선물인가!
이렇게 봄을 정리하고,
민들레 홀씨처럼 행복한 희망이 세상 곳곳까지 잘 퍼져나가길 바라면서,
내년 봄을,
그리고,
그다음 해 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꾸니야!
너와 함께 보낼 내년 봄을 기다릴께.
고마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