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우키 Jan 18. 2023

대체, 왜 이렇게까지 일을 하는 건데?

단언컨대 나는 워커홀릭이 아니다. 일밖에 모르는 냉혈한도 아니다. 그저 소통이 부족해 일로 그 부족함을 어떻게든 메꾸어보려는 사람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는 노력이 지나쳐서 인지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은 하든 나는 늘 나를 다 소진시키고야 말았다.돌아보면 누가 시킨 게 아닌 늘 일은 더하는 건 나 스스로였다. 스스로 부족한 게 계속 보여서. 부족한 다른 부분을 일로 감싸고 싶어서."Done is better than good" 늘 주문처럼 이 문구를 되새기면 뭐 하나. 나는 정말 나였다.


그러려니... 휴..... 그렇게 그냥 일상을 또 보내고 있다가 "아무튼 사전"이라는 책을 만났다. 브런치에 글을 게재하기 시작하면서 사전을 자주 찾게 되었기에 자연히 시선이 갔다. 책의 내용은 내 예상과 전혀 달랐다.


"사전 편찬은 결코 완성되지 못하고 인간의 노력을 끝없이 요구하는 바벨탑과 같은 작업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 일에 열정을, 삶을 바친다. 불가능한 일인데도 사람들은 사전을 만드는 일에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노력과 열정을 바친다. ~사전 편찬은 완벽한 엄밀함을 추구하지만 정의상 결코 완벽에 도달할 수 없는 일이다. 사전 편찬자들은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질 것을 알면서, 산이 계속 자라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다." -홍한별- 


특히 사전 편찬자에 관한 부분을 읽었을 때는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미련하고 답 없어 보이는 일에 저렇게 열심인 사람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고   사람들이 있었기에 문명이 발전하는구나 싶어서.  Steve Jobs가 Stanford 졸업연사에서 언급했던  "Stay Foolish"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이보다 더 이상 할 수 없을 만큼 일을 하는데도 진전은 커녕 나락으로 빠지기만 할 때. 언젠가 나의 일도 종국엔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길 바래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결과를 알고도 하는 선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