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하면 월급을 더 준다고?

핀란드 한 레스토랑의 조용한 혁명

by 어나미

올해 초, 세계 최고의 셰프라 불리던 사람이 스캔들로 무너졌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레스토랑 노마(Noma).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50' 목록에서 다섯 차례 1위를 차지했고, 미슐랭 별 세 개를 받은 곳의 오너셰프 르네 레제피(René Redzepi)가 2026년 3월 12일,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뉴욕타임스가 그에게 함께 일했던 전직 직원 35명의 증언을 보도한 것이 계기였다. 직원들은 주먹으로 맞고, 주방 도구로 찔리고, 벽에 내던져졌다고 했다. 전직 발효 연구소 책임자 제이슨 이그나시오 화이트(Jason Ignacio White)는 익명의 피해 증언들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는데, 그중엔 이런 말도 있었다.

"노마는 내가 이 업계를 사랑하는 마음을 박살 냈다."

세계 최고의 부엌에서 벌어진 일이 이 정도라면, 그 아래 수많은 보통 레스토랑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1킬로미터 = 1유로

핀란드에서도 요식업계의 인력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낮은 임금, 긴 노동시간, 체력적으로 소모적인 환경, 그리고 우호적이지 않은 작업환경 때문이다. 핀란드의 젊은 세대는 요즘 요식 업계로 발을 잘 들이지 않는다.


이렇게 안팎으로 레스토랑 업계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가 들려오는 이 시점에서, 핀란드 반타(Vantaa) 시의 한 작은 레스토랑 박카스(Backas)에서 직원 복지를 위한 한 실험을 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박카스의 사장 라우리 카이볼루오토(Lauri Kaivoluoto)는 2025년부터 독특한 보너스 제도를 도입했다. 퇴근 후 개인 시간에 걷거나 달리면 킬로미터당 1유로(약 1,600원)를 지급하는 것이다. 자전거는 킬로미터당 15센트(약 240원), 단 전동 자전거는 해당 사랑이 없다.


발상의 출발점에 대해 그는 이렇게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레스토랑은 스타트업이나 대기업과 임금 경쟁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방식으로 경쟁력을 찾아야 했어요. 킬로미터당 1유로는 단순하지만 공정한 인센티브 방법으로 느껴졌습니다."


그가 주목한 건 업계 특유의 문화였다. 요식업계엔 "퇴근하고 한 잔 하러 가는" 문화가 오래 이어져 왔다. 카이볼루오토는 그 자리에 다른 선택지를 놓고 싶었다.

"퇴근 후 잠깐 걷는 것만으로도 그냥 소파에 누워 쉬는 것보다 몸이 훨씬 잘 회복됩니다."


신뢰에 기반한 제도

이 제도의 기반은 추적이 아니라 신뢰다. 직원들은 경로, 거리, 날짜를 자신들의 인트라 시스템에 직접 기록한다. 회사는 GPS 추적도, 앱 연동도 하지 않는다. 16명 남짓한 소규모 공동체에서, 이 방식은 현재 아무런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시작한 직원들이 생겼다. 버스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도 나왔다. 그리고 열정적인 몇몇이 주변 동료들을 함께 끌어들이는 연쇄 효과도 생겼다.


완벽하지 않아도 의미 있는

물론 이 제도가 모든 이에게 공평하진 않게 다가올 수 있다.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 없는 직원도 있다. 현재는 헬스장 운동은 측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포함시키지 않는다. 레스토랑 CEO 카이볼루오토도 이를 인정한다.


"모든 것을 보상할 수는 없고, 제도의 단순함을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의 타협은 필요했습니다."


박카스는 운동 외에도 1년에 직원 1인당 200유로(약 32만 원)의 문화 지원금도 제공하고 있으며, 레스토랑에서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이 있는 날에는 직원들이 무료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아직 매일 마라톤을 뛰는 직원은 없지만 카이볼루오토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누군가 매일 마라톤을 뛰고 싶다면, 그것도 좋습니다."


노마의 붕괴와 박카스의 실험

셰프가 직원을 주먹으로 때리는 부엌에서 나온 세계 최고의 요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킬로미터당 1유로라는 소박한 인센티브가 현재의 문제 많은 요식업계의 문화를 조금씩 바꿀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원문: 헬싱인 사노맛(Helsingin Sanomat)"Vantaalaisravintola maksaa työntekijöilleen lenkkeilystä" (2026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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