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이별 기간은 언제부터 인가요?
1%의 가벼운 진심 <환승 이별 기간 정의/환승 이별 극복하는 방법>
<환승 이별 기간 정의/환승 이별 극복하는 방법>
남자 친구가 저랑 헤어지고 2주 만에 다른 여잘 만났어요. 이거 백퍼 환승 맞죠?
버스나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30분 내에 갈아타면 "환승입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요금이 따로 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남녀 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이별과 새로운 만남 간의 기간이 짧으면, 이전 사람을 잊는 데 좀 더 수월하여 마음의 비용이 줄어든다. 그런 의미에서 환승 이별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 사람을 잊지 못해, 혹은 상처 받아 아플 시간에 새로운 사람과 사랑한다면 적어도 외롭고 고독한 감정만큼은 없을 테니까. 여러모로 마음의 짐을 덜어준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에서의 환승 적정 시간은 30분이라는데 남녀 간의 만남에서의 환승은 언제까지를 말하는 걸까?
사실 case by case이다.
왜냐하면, 상대방은 오래전부터 마음을 정리한 상태였다고 할지라도 나는 헤어지기 직전까지도 그의 이별 암시를 눈치채지 못했고, 그를 사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았다. 이런 경우라면 나는 아직 상대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랑에 집중하지 못한다. 하지만 상대방의 경우엔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을 정리했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사랑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경우에도 새 사랑이 문제가 되는 걸까?
사실 내가 그를 많이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1년 후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도 화가 난다.
"야 대박 걔 여자 친구 생긴 거 맞지? 일로 와서 프사 봐봐. ㅁㅊ 티를 내도 이렇게 내냐."
근데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1년 후 생겼든 2달 후 생겼든 뭔 상관인가.
별로 관심이 없다. 그와 헤어졌다는 사실에 안도할 뿐.
물론 기분은 나쁘겠지.
그렇게 좋다더니 금방 잊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환승 이별의 정의는 헤어지기 전 그 사람의 태도에 달려있다.
헤어지기 전부터 a라는 사람과 썸을 타고 있었다.
딱 그 타이밍에 애인과 소원해지기 시작하고 a와 연락 빈도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애인과 헤어지기 직전, a와 사귀면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이별을 했다면
이건 환승 이별이다.
헤어지기 전 어느 정도의 상황이 진전되었다면 말이다.
그런데 만약 애인과 만날 때는 아무런 진전도 없던 사람이었는데
애인과 헤어지니 예를 들어 지인에게 고백을 받았다거나 (그냥 지인이었을 뿐 매일 톡 하던 사이가 아니었다)
우연히 시작한 취미생활에서 때마침 썸을 탔고, 2~3주 후 고백을 받았다면 이것은 환승 이별이 아니다.
이미 애인과는 헤어졌고, 좋은 사람이 나타났을 뿐이다.
좋은 사람이 나타났는데 현재 애인이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거절하기도 애매하지 않은가.
그런데 만약 애인이 있는 상태에서 미리 구상을 해뒀다면 그것은 환승 이별이다.
우리가 버스나 지하철을 환승하고 싶을 때 항상 생각하는 게 있다.
'이따 몇 시쯤 도착할 것 같고, 역 근처에 있는 어디에 들렸다가 지하철 타러 가면 환승되겠지?'
이렇게 시간 계산을 한다.
마찬가지로 '지금 얘랑 소원하고, 마침 동아리에 있는 a가 매력 있는 것 같은데 슬슬 얘랑 정리하고 다음 주쯤 동아리에 벙을 올려서 다 같이 영화 볼 수 있는지 물어볼까? 거기에서 a한테 말도 많이 걸어보고 싫은 눈치가 아니면 그 이후엔 갠톡도 해봐야겠다.'
이렇게 구상을 하고 헤어지자마자 a와 사귀었다면 환승 이별이다.
그럼 바람과는 어떤 점이 다르냐고?
바람은 양쪽의 교감이 오고 가야 한다.
서로가 감정이 있는 상황에서 편지를 주고받았든 전화를 했든 메신저를 했든 간에
한쪽이 찔러보거나 대시하는 게 아니라 양쪽 모두 호감이 있는 경우 바람이다.
스킨십을 했고 안 했고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교감'이 문제다.
내가 전화를 했을 때 전화를 잘 받고 그 시간도 오래 지속이 되면서 내용도 서로에게 끌리고 있다면 바람이다.
하지만 일방적이라면, 바람이 아니라 작업이다.
B는 3년 사귄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
그리고 남자 친구가 불과 10일 만에 환승 이별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최근 들어 동아리 모임이 잦아졌는데 웬걸 동아리 여자 중 한 명과 만나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이성이 많은 동아리에 자주 간다는 남자 친구가 불안했지만 괜히 오버하는 것 같아 쿨한 척 재밌게 놀고 오라며 보내주곤 했었다.
그런데 거기에 있는 여자와 만난다니.
B는 피가 거꾸로 솟았다.
너무 화가 나서 일상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내가 만만한가?
그렇게 새로운 사람을 찾고 싶었으면 헤어지고 찾기 시작하지, 왜 나랑 만나면서 사람을 찾았던 걸까.
그리고 그 사람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 확실해지니까 헤어지자고 하고.
B는 본인이 마치 전 애인의 보험 같은 존재가 된 것 같았다.
대놓고 SNS에 커플사진을 올려놓은 남자에게 배신감이 들었다.
어쩜 이렇게 뻔뻔하기까지.
"3년을 사귀었는데 10일 만에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있는 건가요?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가 뭘 했는지 한심해요."
나는 B의 상담을 듣고 울컥했다.
얼마나 배신감이 클지 충분히 잘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가 절 사랑한 건 맞을까요? 어떻게 하면 복수할 수 있을까요? 다시 재회하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어요. 그런데 진짜 그 사람이 나중에 후회할 정도로 잘 살고 싶어요."
주로 환승 이별을 당한 사람들이나 사귀는 중 애인이 바람을 피웠던 사람들의 경우 B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
전 애인과의 사랑에 의심을 품고, 어떻게 하면 복수할 수 있을지 방법을 묻는다.
지난 기간들을 모두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아까워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 첫 번째로 자존감이 떨어진다.
'내가 매력이 없나? 내가 못생겼나? 내가 그렇게 싫었나? 나보다 그 여자가 더 좋았니?'
나를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갔다는 사실은 생각할수록 괘씸하다.
우울하고, 슬프고,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허하다.
그래서 제일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이 자존감 키우는 것이다.
이대로 두면 당신 병난다.
당신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인데 다만 그 사람이 그랬을 뿐이라고 생각하자.
당신이 못생겼고 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당신의 매력을 그 사람이 몰라본 것뿐이다.
그러니 자신을 자책하는 것은 그만 내려두길 바란다.
그래야 당신이 원하는 '진정한 복수'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럼 자존감은 어떻게 키우냐고?
당신이 잘하는 것을 해라.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은 최소 2~3일에 한 번 친구들과 혹은 혼자 코인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러라.
색칠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컬러링북을 하나 구입해서 마음이 힘들 때마다 집중해서 색을 칠해라.
완성된 그림을 보면 뿌듯할 것이다.
그 외로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 혹은 잘하는 것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친구들과 카페에서 수다 떠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그걸 하면 된다.
여행을 가도 좋고, 다 좋다.
대신 스스로 자책만 하지 말라.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하면서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라.
일이나 공부를 하는 사람은 그것에 집중하고 짬을 내서 하면 된다.
그렇게 일상을 최대한 바쁘게 보내다 보면,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차츰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을 좋아해 주는 친구들과 전화통화도 하고, 좋아하는 음식도 만들어먹으면서 나름 재밌는 시간을 보내라.
이렇게 해서 '난 매력 없는 사람인 것 같아.'의 생각이 조금이나마 덜어졌다면,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은 좋다.
그런데 정말 좋은 사람일까?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보건소나 헬스장에서 인바디 측정을 해보자.
그리고 지방을 빼거나 근육을 늘리는 운동방향을 설정한 뒤 매일 운동을 하자.
운동을 단순히 살을 빼는 데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착각이다.
체형을 균형 있게 재배치해준다.
땀을 흘려 피부 내 노폐물도 같이 배출되니 피부도 좋아진다.
무엇보다 예뻐지며, 신체가 건강할수록 정신도 건강해져 당신을 버리고 간 'X'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진다.
그러니 매일 운동을 하자.
헬스가 아니어도 좋다.
요가든 필라테스든 공원 걷기든 종류에 관계없이 자신의 외모를 위한 투자를 시작하라.
유튜브에서 화장법도 공부하고, 좋은 화장품도 구입하라.
요즘 트렌드 옷도 보고 예쁜 옷도 사며 스타일도 바꿔보자.
그가 떠났다고 해서 언제까지 우울하게만 있을 것인가.
더 예뻐지고, 당당해져야 한다.
그리고 성격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자.
나와 그가 주고받았던 메시지를 캡처해뒀던 것이 있으면 그것을 읽고
혹은 예전 통화가 녹음된 것이 있으면 들어보며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자.
내가 그와 사귈 때 그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는지, 어떤 말을 사용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그에게 화를 냈던 표현방식 등을 돌아보며 자신이 진짜 괜찮은 여자였는지를 공부해보자.
주변 친구들에게도 물어보자.
"내 성격 어때? 객관적으로 말해줘."
친구만이 때론 가장 솔직해질 수 있다.
만약 고칠 점이 있으면, 메모를 해서 틈틈이 읽으며 몸에 배게끔 행동하라.
세 번째, 나만의 목표를 설정하자.
나를 버리고 떠난 남자에게 얽매여있을 시간 없다.
왜? 난 더 발전할 가치가 충분한 사람이니까.
난 이루고 싶은 꿈이 있고 목표가 있어.
열심히 운동을 하고 100일 뒤 바디 프로필 촬영을 한다거나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 공부를 하거나
일을 열심히 해서 직장에서 인정받는 사원이 되거나
꽃꽂이 수업 완강하기
명산 5군데 완주하기 등.
어떤 목표든 관계없이 최소 하나 설정하자.
시간을 쪼개 당신을 떠나간 'X' 따위 없이도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
당신이 설정한 목표를 이룬 미래 모습을 생각하며, 열심히 자극하자.
꿈을 이루는 것은 언제나 멋있으니까.
에일리의 '보여줄게' 노래를 들으며 자신을 자극하자.
보여주자.
당신을 버리고 간 그가 당신이 얼마나 괜찮은 여자였는지 알 수 있게.
당신에게 집중하고 당신을 사랑하자.
그리고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약점을 보완하고,
마지막으로 꿈을 이룬 사람이 되자.
과거의 X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 나타나 앞으로 행복하게 산다면 그게 진정한 복수가 아닐까?
살면서 X 따위 생각나지도 않을 만큼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
참. 그리고
과거 애인이 환승 이별을 했다는 걸 알았다면,
혹은 현 애인이 바람을 피워서 헤어졌다면
무조건 카톡 숨김 -> 삭제하여 목록에서 아예 지워라.
새로운 애인과 찍은 사진을 보면,
중간중간 멘탈이 흔들린다.
쿨하게 카톡 목록에서 지워라.
차단을 하면 차단 목록에서 사진은 볼 수 있으니까 삭제가 좋다.
그리고 X 따위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면 된다.
환승 이별에 아픈 당신에게,
당신은 더 멋진 자신의 새로운 삶을 향해 환승하면 된다.
무엇보다 멋진 그대여.
그를 향해 아파할 시간도 아깝다.
딱 이틀만 펑펑 울고 맘껏 우울해하다가 힘들겠지만 목록에서 그를 지워라.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라.
당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더는 우울해할 시간이 없다.
고맙다, 고맙다 하며 자신을 어루만져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