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네 생각이 나.
분명 그때는 그의 그런 행동이 싫었는데
그래서 그를 보지 않는 것이 훨씬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다
왜 자꾸 그가 생각나는 걸까.
그렇게 싫었던 그의 행동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고,
왜 이렇게 보고 싶어 지는 걸까.
분명 헤어져도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누군가를 마음에서 비워낸다는 것은
아픈 기억뿐 아니라 즐거웠던 기억들마저 지워야 하는 것임을.
그와 사랑을 속삭이고, 가슴 설레었던 감정들마저 뭉개버려야 하는 것이었다.
간신히 내가 싫어했던 그의 행동들을 하나 둘 상기하며,
상처받은 마음을 들여다봐도
어느새 다시 차오르는 그대라는 사람.
내 손을 잡았던 너의 온기,
내 머리를 쓰다듬곤 했던 너의 촉감까지도 생생히 살아난다.
그토록 원하던 이별을 했는데
왜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걸까.
깨달았다.
너의 행동을 미워했던 것은
모두 너를 많이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너를 비워내려 애썼던 것도
사실은 네가 다시 차오를까 봐 두려워 아등바등했던 것임을.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맞춰가는 것도 힘들지만,
그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가슴속에 박혀버린 누군가를 지우는 일이었다.
너로 인해 눈물을 흘려야 했던 기억들을 겨우 기억해내도
어느새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들이 가득 밀려와
도저히 밀어낼 수 없어 그 자리에 멈춰 눈물만 흘리게 하는 사람.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곤 한다.
그리고 우린 그것을 첫사랑이라고 부른다.
첫사랑, 가장 처음 사랑한 사람이 아닌
처음 사랑한 것처럼 가장 순수하고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
나의 첫 사람.
나의 청춘,
너의 웃음,
나의 눈물,
너의 온기,
나의 그리움,
너의 추억.
모두 안녕.
한땐 나를 아프게도 했던 당신이지만,
지금은 오로지 사랑뿐이라는 걸.
알까요.
이렇게 당신이 그리워질 줄 그때는 몰랐는데.
정말 사랑했던 사람아.
그리고 미워했던 사람아.
항상 행복하길.
그리고 언제나 내 마음 깊이 남아있길.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