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연 Dec 18. 2016

내가 아는데 걔는 그런 사람 아니야

언제나 어디서든 네 편이 되어줄게 


사람들이 있는 자리엔 언제나 "말"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말은 진실을 말하기도 하지만, 때론 누군가의 마음에 비수를 꽂는 소문일 뿐일 때도 있다.


그렇게 누군가는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눈물을 흘리며 

또 다른 누군가는 기뻐하기도 한다. 


그래서 말은 한마디를 하더라도 조심해야 한다.

가벼워 보이지만, 말이 가진 위력은 크며 누군가의 삶을 좌우하기도 하기에. 


초등학생 때는 a라는 아이가 b라는 아이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으면, 

a가 b에게 갖고 있는 감정을 퍼뜨려 모든 아이들이 b와 놀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복도에서 b가 다른 반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a 혹은 다른 아이들이 와서 b랑 놀지마, b는 이런 애야, 하고 이야기해서 

b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b를 안 좋게 생각하게끔 선동하는 것이다. 


그렇게 b의 주위에 아무도 남아있지 않고, b가 혼자 있는 걸 볼 때서야 

a의 마음은 기쁨과 환희로 가득 차게 된다.


'사람들이 b가 아닌 내 말을 믿는구나. 내 편이 더 많아졌구나. 나에 대한 신뢰가 더 높구나.'


누군가는 b에게 나쁜 감정이 전혀 없더라도 대다수의 의견에 좌우되어 자신 역시 b와 놀지 않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b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믿고 있다.


그런 경우엔 

"내가 b를 잘 아는데 b는 절대 그런 애가 아니야."라고 이야기 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다시 b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선동하곤 했다. 


사실 대다수가 b가 아닌 a의 편에 있는 경우엔  

나는 b를 미워하지 않는다 해도 b의 결백을 주장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걸핏하면 자신까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b의 진실을 알리고 싶다면, 

b와 진실된 관계라면 그렇게 b의 편에 서서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b와 '나'는 세상 누구보다 돈독한 관계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이런 류의 선택을 여러 번 하게 된다.

그때마다 그 사람과 진실된 관계로 발전할지, 아니면 그저 그런 관계로 유지할지, 

혹은 안 좋은 관계로 나빠질지 결정짓게 되고, 

그렇게 다수의 입장에 서서 한 번 씩 편한 선택을 할 때마다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 진실된 친구를 잃게 된다.


a에게는 b가 안 좋은 친구였을지라도

나에게는 b가 둘도 없는 친구일 수도 있다.


a와 b는 잘 맞는 부분이 거의 없는 관계였을지라도

나와 b는 공통점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누구에겐 좋은 관계도 나에게는 아닐 수도 있기에 

사람 관계에 대해선 내가 직접 겪어본 게 아닌 이상 귀담아들을 필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 나의 험담을 할 때 

"내가 아는데 걔 그런 사람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참 든든할 것 같다.

나를 이렇게까지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해지겠지.

그 한 명의 힘이 위대하다. 

어둠 속에 서 있는 나를 위해 무서움을 무릅쓰고, 내가 있는 곳까지 걸어와주는 것. 

그렇게 나의 가치를 되새기며 그 사람에 대한 '진실'을 기억하고,

평생을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내 지인에 관한 안 좋은 소문이 들려올 때 

"내가 아는데 걔는 그렇지 않아."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겠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더라도 

"너에게는 그런 사람일지라도 나에겐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야.

걘 정말 좋은 사람이야."


이렇게 말할 용기가 있다면, 

대다수의 선동 앞에 그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다면

나 역시도 참 진실되고, 괜찮은 사람이 아닐까?


선동하고, 선동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진심을 바라보는 것.


누군가 나와 안 좋은 관계를 맺었다한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퍼뜨리지 않는 것.


그렇게 다들 아무런 편견 없이 맑은 시선으로 관계를 시작하고,

오로지 자신의 주관만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것. 


a가 b의 잘못을 이야기해도

그것만으로 b를 안 좋게 생각하기 보다는

b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존재할 것이라 생각하며 

관계의 중립을 지키는 것. 


그것이 좋은 관계를 열고 

평생을 함께할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일리 있는 방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하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