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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연 Mar 04. 2017

연락에 관한 마음의 척도 2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진심이 느껴진다면



이 전 글에서 카톡 1에 관해 억측하는 경우에 대해 적었는데

이번 글에서는 그럼 도대체 서로 서운하지 않을 연락은 어떤 것인지, 적어보려 한다.


우선 상대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상대의 마음을 의심하기보다는 나도 바쁘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


무턱대고 기다리기만 하거나

억측했던 것들을 상대에게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일단은 믿고 당신도 당신 나름대로의 생활을 하며 바쁘게 보내보자.


영화를 봐도 되고, 친구를 만나도 되고,

요리를 해도 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다 보면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는데

그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된다.


내가 상대방에게 서운한 게

'연락의 빈도' 인지 혹은 '연락의 내용'인지를 말이다.


만약 연락의 빈도로 서운한 거라면,

상대방이 바쁜 상황이기 때문에 이는 이해할 수밖에 없다.

물론 하루 동안 한 번도 연락이 안 되고 이런 경우는 폰을 잃어버린 게 아닌 이상

마음이 떠난 거라고 보면 된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 동안 최소 한 두 번은 화장실도 가고, 쉴 틈이 있기 때문에.


하지만 단 몇 시간 정도로 마음을 쓰고 힘들어하지는 말자.

그렇게 쓸 에너지는 차라리 자기에게 집중해서 재밌게 놀고 신나게 보내는 쪽이 더 유용하다.


간혹 가다

내 카톡 답장은 안 하면서

카톡 프사를 바꾸거나 페이스북에 로그인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상황도 거의 100% 마음이 떠났다고 보면 된다.


이전에 내가 말했던

'연락이 되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말라.'는 얘기는

정말 바쁘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전제하에 적용되는 것이다.


카톡 프사를 바꾸고, 페이스북 로그인을 했다면

연락을 할 수 있는데 '당신'의 연락에만 답하지 않은 것이므로

이 사람과는 더 상처받기 전에 끝내는 게 좋겠다.


그리고 사귀는 사이라면

적어도 장소 이동할 때, 집 갈 때, 한동안 바빠질 것 같을 때는

미리 연락을 남겨놓는 게 좋다.


'나 이제 회의 들어가. 한 2시간 동안 연락 안 될 것 같아.'


그리고 내가 상대로부터 이런 연락을 받았다면,

한동안 바쁜 상황임을 이해하고 그동안은 연락을 재촉하지 말아야 한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연인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바로 연락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굉장히 큰 오류다.

연인이어도 당신과 관계를 맺기 전에 사람이며, 직장인이며 학생이라는 점을 염두하자.


또 한 가지 더

친구들과 만나고 있을 때는 연락하지 말자.

대신 장소를 옮기거나 집에 갈 때 연락을 남겨달라고 하자.


간혹 보면,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

연인과 카톡을 하느라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카톡은 집에 가는 길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인데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들은 '현재'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카톡을 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지루하고 서운하겠는가?


명심하자.

현재에 집중할 줄 알아야 연인과의 관계에도 집중할 수 있다.


a- 나 치킨집 왔어~

b- 웅 재밌게 놀고 2차 갈 때 톡 남겨줘~


a - 이제 2차로 볼링장 왔어~

b - 오 오빠 볼링 잘 치는데 재밌겠네 ㅎ 재밌게 놀고 자리 옮길 때 연락해~


밖에 있는 연인과의 연락은,

또 집에 있는 연인과의 연락은 서로 이 정도로 하는 게 좋다.


밖에 있는 연인은 집에 있는 연인을 위해

적어도 장소를 옮길 때는 연락을 남기고,

집에 있는 연인은 밖에 있는 연인을 위해

현재의 상황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연락은 이렇게 서로의 배려가 중요하다.


그리고 상대방의 연락의 빈도보다 연락의 내용에 서운해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방으로부터 관심과 공감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아무리 연락이 잘 되지 않아도 그때마다 관심과 진심이 느껴지는 연락이 온다면,

사람들은 그래도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상황에 대해 궁금해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얘기만 할 때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a - 나 밥 먹었어.

 

b - 뭐 먹었어? 맛있었어?


하고 물어봐주기를 원하는데 저런 것 하나가 관심이다.

밥 먹었다는 말에 잘 먹었는지, 맛있었는지.


그런데 만약


a - 나 밥 먹었어.


b - 웅웅 ㅋㅋ 나는 지금 카페 옴.


이렇게 되면, a의 입장에서는 뭐지? 내 얘기에 공감해주지 않네, 하고 생각하게 된다.


대화를 할 때는 내가 원래 연락을 하려 했던 '목적'보다 상대방의 '상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지금 밥을 먹으러 가고 있다고 연락을 하려고 폰을 봤다.


근데 상대로부터

'나 오늘 늦게 끝날 것 같아 ㅜㅜ 그리고 내일은 회식이래.'

이렇게 연락이 왔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내가 밥을 먹으러 간다고 전달하는 게 중요할까?

아니면

상대방의 상황에 대해 물어봐주고 공감해주는 게 중요할까?


정답은 상대방의 상황에 대해 먼저 공감하고, 애초 연락하려 했던 목적을 덧붙이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많이 힘들겠다 ㅜㅜ 에구 이틀 연속으로ㅜㅜ 갑자기 회식도 잡혔네 조금만 힘내요 ㅎㅎ

주말에 힐링하자! 나는 밥 먹으러 왔는데 자기도 맛있는 점심 먹어 ㅎ'


이렇게 보내는 것이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여자는 충분히 이해받고 배려받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1. 상대방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며

   ( 많이 힘들겠다 ㅜㅜ 에구 이틀 연속으로ㅜㅜ 갑자기 회식도 잡혔네 조금만 힘내요 ㅎㅎ)


2. 그 공감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대안책 제시

  (주말에 힐링하자)


3. 애초 연락하려 했던 목적 전달

  (나는 밥 먹으러 왔는데 자기도 맛있는 점심 먹어)


보통은


'나 오늘 늦게 끝날 것 같아 ㅜㅜ 그리고 내일은 회식이래.'


이 연락에 대해


'알겠어. 난 밥 먹으러 옴'


이렇게 애초 자기가 연락하려 했던 목적만 적는 경우가 많은데

이 대답에서 위의 '정석'처럼 덧붙인다 한들 10~15초밖에 더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딱 10초, 15초만 더 투자했을 뿐인데 저렇게만 해도 적어도 '연락 문제'로는 싸우지 않게 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니다.

그저 내 말에 경청해줬으면 하고, 내 마음에 공감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야근한다, 회식한다 저 말에 공감이 안 되더라도 한 번 공감을 해보려고 노력해보자.


저렇게 한 번을 연락하더라도 진심을 다해한다면,


나는 뿌듯할 것이다.  


연락에 있어서 늘

누군가는 억울하고, 누군가는 서운하다.


여자의 언어와 남자의 언어는 다른데

남자는 주로 '목적 전달형 언어'를 사용한다.


내가 지금 뭘 느끼는지 무슨 상황인지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나 지금 퇴근해.

-밥 먹어.


하지만 여자는 주로 '공감형 언어를 사용한    

내가 어떤 상황인 것보다 어떤 기분인지

전달받고, 공감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서로 마찰이 생기게 된다.


여자는 남자에게

자기에게 할 얘기가 그렇게 없냐고 서운해하지만,

남자는 왜 여자가 화났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지치게 된다.

분명 연락은 하고 있고, 자기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상대는 아무 변화를 못 느끼는것 같기 때문이다.



근데 사실 누가 잘못했다기보다는 잘 몰라서 그런 것이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고 배워가면 된다.


결코 내가 싫어서, 마음이 떠나서 그런 게 아니란 걸 염두하고

함께 구체적인 대화를 통해 노력한다면,

분명 지금보다 나은 관계가 가능할 것이다.


남자가 애초 연락하려 했던 "목적"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반대로 여자의 입장에서도

남자의 연락에 서운하다고 해서 다짜고짜 따지기보다는

조곤조곤 어떤 점들이 서운하다,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예시를 하나 더 풀어보면,


상대로부터

'나 내일 친구가 갑자기 올라온대. 10년 만에 만나는 친구야.'라고 연락이 왔다고 가정해보자.


마침 약속이 생겼다고, 말하려던 참이었는데 카톡을 보니 저렇게 연락이 와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 대부분의 남자들은

'응 나도 친구 만나기로 함. 이번 주는 못 보겠네.'


이 정도로 대답을 하는데 이는 대화의 '맥'을 끊게 만드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저 연락에서 가장 중요하게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부분은

'10년 만에 만나는 친구'다.


그냥 친구를 만난다 하면

반갑겠다, 재밌게 놀아 정도로 이야기해도 되지만,

10년 만에 만나는 친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반갑고, 신기할 것이다.


10년 만에 연락이 닿아서 만났다는 게,

세월이 빠르다는 것이.


마찬가지로 상대방에게서 10년 만에 친구를 만난다고 연락이 오면,

10년 만에 어떻게 연락이 닿은 건지 궁금해하고 신기해하는 감정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것이 좋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계속 얘기해주고 싶다.


여자가 애초 "10년 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를 얘기한 이유는 그 친구에 대해 설명해주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거기다가

'응 나도 친구 만나기로 함. 이번 주는 못 보겠네.'

라고 쓰면, 여자의 입장에서는

맥이 끊기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나는 그 친구와 10년 만에 어떻게 연락이 닿았는지

과정을 설명해주고 싶었는데 상대방은 나의 친구, 상황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여자의 서운함이 생기고, 남자의 입장에선 피곤하다.


여자는 공감받는 것을 좋아하지만,

남자는 목적만 딱 전달하는 성향이 있어서 서로의 생각을 잘 보지 못하는 것이다.


남자가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고,

여자가 징징대는 게 아니라 여자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그 상황에 대해 여자가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정도 더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자의 말에 대해 "어떻게?" , "왜?"와 같이 육하원칙을 살려

한 번 더 공감해주는 것.


이것이 연락에서의 서운함을 줄일 수 있는 실마리다.


a - 아는 언니가 빵 사 와서 지금 먹고 있어~


b-  오 맛있겠다. 무슨 빵 먹어?


이렇게 여자가 말한 내용에 대해 다른 질문을 하여 다시 한번 "설명하고 싶게끔" 하는 것.

"무슨 빵"을 먹는지 이야기하고, 지금 빵 먹는다고 말한 여자의 말을 살려

공감해주는 것.


혹시 여자들이 수다 떠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 내일 소개팅 남 만나.


누군가 이렇게 말하면, 여자들은


오와 진짜?

몇 시에?

어디서?

뭐 먹는데?

사진 있어?

헐 웬일이야 누가 소개해줬어?

대박대박


이렇게 질문에 질문을 이어나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보통 남자들은


나 내일 소개팅녀 만나.


누군가 이렇게 말하면


오 ㅊㅋ

예쁘냐?


이 정도가 끝이다.


가장 중요한 목적 "축하"와 "예쁜가"만 알고 싶은 것이다.

반면 여자들은 목적이 아닌 상대의 말에 관심을 갖고, 공감하려 하는 것이다.


이렇게 여자와 남자는 서로 대화하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서운하고 억울하다.


여자는 무슨 말을 했을 때 남자로부터 "응 알겠어."가 아닌

그것과 관련해서 풀어서 대화하고 싶다.


하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연락에 있어서 '공감'과 '관심'만 적절히 살려준다면,

적어도 '연락 문제'로 다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상대의 말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 부분인지 파악하고,

그 부분에 대해 한 번 더 물어봐주는 것.


또 좋은 공감이 필요한 상황으로는 상대가 화가 났을 때를 꼽을 수 있다.


내가 잘못을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할 때는 특히 상대방의 입장과 마음을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남자들이 미안하다고 할 때

여자들은 뭐가 미안하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남자의 사과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과란 어떤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는 같은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어야 하는데

그저 여자가 화났으니까 상황을 무마하고자

그래, 내가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라고 이야기를 하니

여자의 입장에서는 그 상황이 더 화가 나는 것이다.


미안하다고 하면 뭐 하는가.

어떤 부분에서 화가 났는지도 몰라서 또 같은 상황이 생길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여자가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되냐며 화가 난 상황에서


남자들은 대개

미안해 바빴어.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여자 입장에서는 '이해'는 되지만, 화가 누그러뜨려지지는 않는다.


'미안해 내가 연락을 잘 못해서 많이 서운했지?

사실 내가 오늘 연락을 바로 하려 했는데 핸드폰 보조배터리를 잃어버려서 하지 못했어.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충전해서 한 거야. 보조배터리 주말에 새로 살 거야.

그전까지는 적어도 언제부터 연락이 안 되는지 미리 알려줄게.'


하지만 이렇게 이야기하면 거의 대부분의 여자들이

남자가 자신의 기분에 관심을 갖고, 공감해줬다고 생각한다.


1. 사과

 (미안해)


2. 여자의 기분과 상황에 대한 공감

 ( 내가 연락을 잘 못해서 많이 서운했지?)


3. 상황에 대한 설명

 ( 사실 내가 오늘 연락을 바로 하려 했는데 핸드폰 보조배터리를 잃어버려서 하지 못했어.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충전해서 한 거야. )


4. 앞으로의 다짐

 (보조배터리 주말에 새로 살 거야. 그전까지는 적어도 언제부터 연락이 안 되는지 미리 알려줄게.)


이렇게 여자의 화나는 상황에 대해 '공감' (2번) 해주는 것이 사과의 핵심이다.


1번과 3번만으로 사과를 하게 되면,

마치 미안하다는 상황에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것처럼 느껴진다.


미안해 ~~ 때문에 그랬어.


그런데  '~ 때문에 그랬어'와 '미안해' 사이에 공감을 넣어주면 (2번)

여자는 남자의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고 또한 자기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화를 낸 것에 대해 미안해하게 된다.


사과에는 이렇게 진심이 보여야 한다.



 상대방과 연락 문제로 다투고 있다면,

그것이 연락의 빈도인지 연락의 내용에 의한 것인지 이성적으로 판단해보고

'진심이 느껴지는 공감'을 전달해보자.


확실히 한결 나을 거다.


내가 연락을 잘 하지 못해도

무조건 이해해주기만을 바라기보다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진심이 느껴지는 말을 해보려 노력하자.


확실히 더 큰 사랑이 느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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