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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연 Mar 11. 2017

누군가의 생일

언젠가부터 무뎌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의 생일을 챙겨주는 것도, 챙겨 받는 것에도 무뎌졌다. 


서로 바쁘다 보니 잊어버리고, 챙기지 못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나중에 만나서 그때 너 생일이었지? 밥 한 번 먹자, 하고 

시간이 지나 기억해도 자연스럽게 축하해줄 수 있는 관계들이 늘어났다. 


그렇기에 사실 당일에 축하해주고, 축하받는 관계는 많지 않다. 

전에는 서로의 생일엔 무조건 만나서 밥을 먹곤 했던 관계들도 

어느새 각자의 일들로 바빠 조금씩 잊히고, 무뎌져 갔다. 


학창 시절에는 매일 학교에서 만나니 축하해주고, 

시간과 마음이 여유로워 기억하기도 쉬웠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일에 치이고,

나른해진 몸을 풀어내느라 급한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별로 친하지 않은 사이더라도 

상대가 생일인 걸 알 때는 적어도 생일 축하 메시지는 보낸다. 

나이가 들수록 생일이 외로운 걸 알기에.

성인의 생일은 늘 외롭다.

고독하며, 잠잠하다.


매일 아침 카톡 소식을 확인하고, 카톡 친구 중 누군가 생일이라고 뜨면 

오늘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생일 축하를 해준다.

언젠가는 지인의 생일에 태어나줘서 고맙다, 너는 소중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힘든 일도 많았겠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다 잊고 평온하게 보내기를 바란다, 며 

메시지를 보내자 상대로부터 

'오늘 누군가 한 명쯤은 그렇게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한 명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고마워'라고 

연락이 왔다.

나는 그날 단순히 그 사람의 생일을 축하한 걸로 그친 게 아니라 

소중한 삶을 선물해준 것 같아 괜히 뭉클해졌다.


일 년에 단 한 번뿐인, 세상에 나왔던 그 하루. 


그러기에 참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 


점점 조용한 생일이 되어가지만 

마음으로는 언제나 당신의 탄생을 축하해왔습니다.


세상에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소중한 당신. 


평상시 늘 이렇게 생각해왔습니다. 


달력에 소중한 이들의 생일을 표시해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진심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보자.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당신은 늘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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