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활절

by 워쩝

“포케가 맛있어요?”

“네 맛있는 곳 알아요”

지하철의 선로 마찰음에 말소리가 묻힌다.

스기노 덴세끼와 혼대이꾸 혼대이꾸 예끼데스

“내려요”


‘시마’ 입간판이 서있다.

하얀 노출콘크리트구조에 붉은 벽.

아주 조금 섬뜩하다.


“저는… 불고기 포케”

“그럼 저는 샐러드 포케 고를게요”

“혹시 Beverage는…?”

“별지요?”

“음료요”

“전 물마실게요”

“저도 그럼 물”


“그…”

수비가 시온을 빤히 바라봤다.

“예전에 포케 1번 먹어봤어요”

“그래요? 누구랑요?

“동네에서 알바 했었는데 식구들이랑요”

“그래요? 무슨 알바하셨어요?”

“인테리어 시트지인가? 뭐 그냥 택배보내고 받고”

“그러시구나…”

“수비씨 댁이 어디라고 했죠?”

“저 당산이요!”


띵동.

“제가 가져 올게요”

“아니예요”

수비도 일어났다.

“휴지 챙겨요”

두사람의 두 쟁반에 휴지가 놓였다.


“좋아하는 가수 있어요?”

“저는…음…”

“전 에스파 좋아해요”

“제 남동생도 에스파 좋아한다고”

“그래서 수비씨는요?”

“전 영화음악 좋아해요”

“영화음악이요? BGM?”

“네 BGM이 영화음악은 아닌데, 비슷하죠”

수비가 밥을 우물우물 씹었다.


“어 이노래가 나오네”

“이게 뭔데요?”

“차일디쉬 갬비노 Sober”

“엑 진짜 옛날노래다”

수비가 유튜브로 음악을 검색하면서 말했다.

“예전에 힙합동아리 했었거든요. 짤리긴했지만”

“푸하하. 왜 짤렸어요?”

“제가 리얼힙합이었으니까요”

수비가 웃음을 터뜨렸다

“남자들은 왜이렇게 힙합을 좋아해요?”

“남자들이 힙합을 좋아해요?”

“그렇던데요”

“고등학교 은평구에서 나오셨다고 했죠?”

“네”

"스윙스 알아요?”

수비의 얼굴이 다소 긴장됐다

“'뼈가 뿌러져야 아픔을 피하는 타입' 이 가사 몰라요?”

“와 진짜… 큭큭”

“그게 남자예요”

“아 하지마세요..”

시온도 웃었다.


“가요. 이제 이건 제가 살게요”

“아녜요 제가 살께요”

“잘먹었습니다”

해가 누웠다.


“그…”

수비가 시온을 빤히 바라봤다.

“간단하게…”

“영화 보러가요”

“영화 좋아효.”

시온이 전화기를 꺼내 시간대를 살펴봤다.

“아 근데 재밌는 게… 음…”

“없어요? 그럼 날씨도 좋은데 좀 더 걸어요”

“힘들지 않아요?”

“괜찮아요”


사람이 많네요.

서울은 어딜가나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일 그만두시면 서울 계속 사실거예요?

저는 고향으로 돌아갈거예요

고향이 어디신데요?

그건 비밀. 저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주세요.


시끄러운 경적소리.

761-5분 6시43분


“버스 곧 오네요”

“그…”

“왜요? 무슨 할말 있는 것처럼?”

“아니예요”

“아니예요?”

“버스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

“시온씨는 어떻게 가요?”

“걸어가려구요”

“천천히 가요”

“잘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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