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아닌 병원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병원 다인실은 다섯 가정이 생활합니다. 저는 예설이와 함께 환자 침대에서 잠을 잤습니다. 어제 저녁에 예설이가 열이 올라 주사 해열제 맞았는데 아침이 되기 전 새벽부터 열이 다시 올랐습니다. 다시 해열 주사를 맞으면서 밤새 열이 오르고 내리면서 예설이는 땀이 계속 났습니다. 환자복 윗옷을 수시로 갈아주고, 변기통에 소변을 여러번 보면서 둘 다 잠을 설쳤습니다.
다인실에 있으면서 다른 보호자들의 말을 듣습니다. 한 방에 있다보니 저절로 들립니다. 말에는 억양, 말투, 부드러움, 거친 말 같은 것들이 모두 묻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서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한 보호자의 말에서 저의 모습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나의 말투를 바꾸고 싶다.”
“나의 말습관을 바꾸고 싶다.”
“나의 언어를 바꾸고 싶다.”
어떻게 해야 고칠 수 있을까?
제가 병실에서 만난 한 보호자의 말습관을 통해서 저를 발견했듯이 누군가를 만날 때 우리의 마음속에서 행복, 사랑, 고통, 불행과 같은 감정을 마주하게 해줍니다.
나는 내 가족에게 어떤 감정을 전해주는 사람일까요?
제 남편이 저를 만났을 때 행복과 사랑을 만날까요, 아니면 고통과 불행을 만날까요. 저는 제 남편을 만나면 행복과 사랑을 만나거든요.
적어도 저의 가족들인 예빈이 예설이 그리고 남편에게는 사랑과 행복의 감정을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하는 말에 에너지가 담겨있고, 그 에너지가 아이들에게 타고 가서 저를 대신해주니까요.
오늘 만나고 소통하는 분들은 나를 어디로 데려가주는지 잘 관찰해보겠습니다. Happy Sun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