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에 다녀온 전시. 요즘 수채화전 보기 드물어서 의미 있는 전시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총 30여 점의 작품들이 선보였습니다.
우선, 수채화에 대해 조금 설명하자면, 수채화는 덧바르면 재질에 손상도가 있어서 숙련도가 굉장히 필요한 화법입니다.
New York 59th ST & 5th Avenue (St. Patrick's Cathedral), 42cm X 57cm, Watercolor on Paper, 1990. 출처.
심명보 화백은 물(농담)의 움직임이나 흡수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통제 능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다른 수채화 화가들과 비교했을 때도 섬세함이 남다르고 차별화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속에 그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위트와 재치도 같이 볼 수 있고 수채화의 자연스러운 번짐을 느낄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Central Park (Wollman Rink, Central Park), 27cm X 35cm, Watercolor on Paper, 1989. 출처, 갤러리 무모
Central Park, 30cm X 22cm, Watercolor on Paper, 1989. 출처, 갤러리 무모
1980년대 뉴욕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로 가득 찬 도시, 사회적 지위, 경제적 빈부격차 같은 양극단이 공존하는 거대한 빌딩 숲,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에 다소 어두운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높은 건물들 위주로 그린 그림과 도심 속 아이스링크 주위에 오손도손 서 있는 사람들 위주로 그린 2개의 작품을 보면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도시는 혼란스럽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은 충분히 자유롭게 즐기며 살아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게 그 당시 뉴욕 분위기와는 달리 수채화를 밝게 그렸습니다.
Central Park, 30cm X 22cm, Watercolor on Paper, 1989. 출처, 갤러리 무모
그러나 <Central Park> 작품을 보면, 그의 뉴욕 생활이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작품 속에 보이는 발자국은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표현했고, 옆에 함께 걷고 있는 사람은 그의 직업인 '미술'로 볼 수 있습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는 모습은 특정 장소를 향하기보다는 기다리는 그 순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보라색으로 진하게 표현한 나무는 이국땅에서 나아가는 심명보 화백의 쓸쓸함과 고독함을 더욱 강조합니다.
Les Miserables, 50cm X 38cm, Watercolor on Cardboard, 1990. 출처, 갤러리 무모
이 밖에도 종이에 질감을 보여주기 위해 여백을 남기고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속 빠짐없이 등장하는 소방차의 굉음, 자동차들의 소음과 경적 소리 표현하기 위해 채도가 낮은 수채화와 버려진 박스 위에 사실적으로 표현된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추상회화, 미니멀리즘 회화 전시회가 참 많아서 이번 수채화전은 정말 유니크하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