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글방 9월 9일 차]

성장 노트

by 공감녀

★ 9일차 글감 (9.10 / 수)


[글감]

“나만의 ‘배움 노트’ 혹은 기록 습관을 소개해 보세요.”



이번 달 주제는 참 어렵습니다.

없는 공부, 배움, 실패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꾸준한 기록 습관 역시 없습니다.

간간이 기록하고 연초 계획으로 시도하지만 오래가지도 못했습니다.

핸드폰 ‘노트’ 기능을 자주 이용하지만 이것 역시 어디 내놓을만한 것은 못됩니다.


앗! 끼적이다 보니 불현듯 한 가지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시어머님께 아이들을 맡겨놓고 계속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두 아이에게 글을 썼습니다.

손바닥만 한 작은 노트에 그날의 일상, 단상, 하고 싶은 얘기, 자라는 모습 등등

15살 성년이 되는 날 선물로 주려고 말입니다.


24시간 옆에 있어 주는 엄마는 아니지만 사랑으로 키웠다고,

너희들은 모르는 너희들이 자라는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해 주고 싶었다고.


결론은 별 감동이나 감흥 없이, 그러나 약간의 호기심으로

수년간의 기록을 순식간에 휘리릭 읽더니

지금은 어디 처박혀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남은 것은 있습니다.

나의 글쓰기 실력이 자랐다는 겁니다.

다시 보면 낮 뜨거워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반기문이 UN사무총장이 되었을 때의 감흥이나 아이돌 팬심을 감동을 담아 적었는데 그 아이돌이 사고 치고 퇴출됐다든가 하는.

또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의 눈물 자국을 남겨놓기도 했습니다.

형식은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이지만,

내용은 나 자신의 일기장 같은 거였습니다.

답답하고 긴장된, 또는 정신없던 일터에서

아이들을 떠올리며 작은 노트를 끼적이던 시간은 나를 더 좋은 엄마가 되게 했습니다.


해준 것보다 못해준 것이 더 많지만 그중 제일 잘한 것은

든든한 보호자인 할머니가 곁에 있고 나는 맞벌이를 해서 그나마 여유를 가졌다는 겁니다.

그 여유로 나는 글을 썼고 아이들은 더 잘 자랐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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