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그만 두지
1화. 가장 큰 적은 가족
“웬만하면 그만 두지.”
“.....”
“누나, 경매 같은 거 하지 마!”
“누가 경매한데....”
"아, 엄마. 뭐 할라 그러는데?"
"몰라도 돼!"
이 글이 성공담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왜냐하면
첫째, 가진 자본이 너무 적다.
둘째, 경험이 전혀 없다.
셋째, 주변의 응원이 없다.
그래서 성공의 정의를 조금 바꿔보겠다. ‘소형 숙박업을 시작해서 월 매출 천만 원 만들기’가 목표지만 성공의 다른 이름은 아니라는 것. 그래서 현실성 있고 소박하게 ‘소형 숙박업을 시작하고, 손해 없는 매출 달성’. 이 목표가 이뤄지면 성공담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겠다. 오십이 넘어도 새로운 걸 시작하는 사람들은 많다. 투자도 하고 공부도 하고 다양한 배움과 운동 등 안정적 생활 기반 위에 노후에 윤기를 더할 일들을 시도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빚을 내서, 그것도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액수의 돈을 빚내서 호스텔 사장이 되어보려고 한다. 그런데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한숨이 나온다.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아무 계획도 없이 목표만 세운 것은 아니다. 세 달 전에 결제한 고액 강의가 비빌 언덕인데 강의 기간은 끝났는데 실행은 갈수록 더 멀어지는 기분이라서 한숨이 나온다. 이제 겨우 첫걸음을 떼었을 뿐이다. 앞으로 가파른 길이 백 계단쯤이라고 예상한다면 이제 겨우 두 계단쯤 올랐을 뿐인데 벌써 피곤이 몰려오니 큰일이다.
그래도 발을 뗀 이상 거꾸로 내려올 수는 없으니 일단 올라가 보자고 종아리에 힘을 주어 본다.
가족들에게는 절대절대 비밀로 해야 한다. 안 봐도 뻔하다. 희박한 가능성에 실패를 걱정하는 가족들이 어떤 말들을 할지. 그들의 말이 사실 대단히 일리가 있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들이 모르는 게 있다. 이 나이에 돈, 시간, 공부를 들이고 시작해 본다는 것(차마 도전이라고는 표현하지 못하겠다.) 자체가 실패일 수는 없다. 아, 그래. 분명 그렇다고 이를 바득 갈고 나를 합리화하는 중이다. 노후를 빚쟁이로 살거나 현재에 안주하며 조심조심 늙어가거나. 일단 둘 다를 거부해 보기로 한다. 가족들을 안심시켜 줄 방법은 하나. 무사히 개업을 하는 것이다. 거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높다. 그중 남편에게 나의 계획이 들통나면서 한 가지를 해결했다. 법인을 만드는 것. 생각보다 남편의 반응은 침착했다. 말린다고 말 들을 내가 아닌 걸 알기 때문일 거다.
“건물이 너무 낡은 거 아냐?”
“그래서 싸게 살 수 있어. 위치가 나쁘진 않아.”
“주차장이 없는 건 너무 나쁜 조건인데.”
“바로 앞에 공용주차장이 있어. 조금 걸어야 하지만.....”
“소방 공사 비용이 엄청날 텐데, 스프링클러도 있어야 할걸.”
“아냐, 3층 이하의 건물은 스프링클러 없어도 돼.”
“비상통로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어.... 2층 밖에 안 돼서..... 계단 있잖아, 완강기로 해결할 수도 있어.”
확실하지 않은 말들로 일단 입막음을 했다. 생각보다 공부를 좀 했고 의지가 강한 것을 어필했다는 느낌이 온다. 일단 남편이 더 이상의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법인을 만들 건데..... 당신을 감사로.... 인감증명서랑 도장, 등본이 필요해......”
“..........”
“..........”
“...... 응”
좋아 좋아. 백가지도 넘는 단계 중에 물건 정하기, 법인 만들기, 교육심의 해제(자세한 내용은 2화 에서). 여기까지는 일단 왔다. 자세한 것은 가족에게 계속 비밀로 하기로 다시 한번 다짐한다. 나의 모든 과정들이 얼마나 불안하고 미심쩍을 것인가. 가족들의 평안을 위해. 일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