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호스텔이 뭐지?

상대보호구역 해제

by 공감녀

2화. 호스텔이 뭐지?



내가 처음 ‘호스텔’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오른 건 호텔보다는 좀 덜 격식 있는, 관광지에 있는 큰 규모의 건물, 단체 손님들이 주로 찾는 곳이란 느낌이었다. 어느 정도는 비슷한 면이 있다.


숙박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일반숙박업과 관광숙박업이다. 일반숙박업은 공중위생법에 따르므로 해당 관청의 위생과에서 담당하고 모텔, 호텔, 여관 등이 해당한다. 관광숙박업은 관광진흥법에 근거해서 관광과가 주무 부처다. 호스텔은 관광숙박업에 속하며 관광호텔, 외국인 관광 도시 민박업등과 한 묶음이다.


다른 숙박업과 달리 호스텔은 객실 수 제한이 없고, 주차장 개수나 운영 가능 지역(상업지역, 주거지역)에서도 좀 더 자유롭다. 관광지에서 많이 찾는 게스트하우스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게스트하우스를 생각하면 ‘문화공유 공간’이라는 규정도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이다. 문화공유 공간 확보라는 규정이 있지만, 비교적 까다롭지 않게 허가가 가능한 측면이 있다. 물론 그것만은 아니지만.


그래서 이번에는 토지이용계획상 ‘상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서 ‘교육심의해제’를 진행한 경험을 풀어보겠다. 우리나라 토지는 수많은 이용계획법에 따라 다양하게 지정되어 있다. 내가 점찍어둔 건물만 해도 ‘역사환경 문화보존지역’, ‘상업지역’, ‘시가지 경관지구’, ‘상대보호구역’, ‘가축사육제한구역’이라는 용도로 지정되어 있다. 그 외 서울이나 다른 도시들도 특성에 따라 ‘방화구역’, ‘지구단위 계획구역’등으로 지정된다.


이중 관광숙박업인 호스텔이 가능하려면 ‘상대보호구역’ 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 주변 반경 200m 안에는 유해, 위험 시설을 두지 말라는 법률에 근거한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 주변에 호스텔은 무조건 안 되는 걸까? 호스텔을 유해한 업종으로 볼지 말지는 담당 공무원의 재량에 달려 있는 측면이 있다.


드디어 나의 경험을 얘기할 차례다. 해당 교육청에 일단 전화를 해야 했는데, 그 전화 한 통을 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 ‘콜포비아’라는 말은 들었지만 내가 그런 줄은 몰랐다. 이상하게 심장이 떨려서 전화를 할 수가 없었다. 뭐라고 하지, 안 된다고 하면 어떡하지, 급하지 않으니까 천천히 하지 뭐. 온갖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 전화를 했는데, 처음이 힘들지 그 뒤부터는 순조로웠다. 교육청을 방문해서 신청서를 작성, 제출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담당 주무관은 친절해도 너~무 친절하게 진행 상황을 여러 번 전화로 알려주기까지 했다. 보름여를 기다려서 해제 승인이 났다는 소식과 함께, 해당 서류를 집 근처까지 직접 가져다주기도 했다. 집이 가까워서이기도 했지만, 그런 친절이라니.


공무원에게 전화한다는 것은 왜 이렇게 떨리는 걸까? 아무런 연관이 없을 때는 ‘공무원? 그냥 시키는 일하는 직장인’ 정도로 애써 차갑게 굴고 싶은 심리가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딘가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많은 일상과 생활이 제도와 조직, 그리고 공무원이라는 사람들에 의해 유지되고 운영된다는 것을 말이다. 숙박업을 하고 싶어도 정해진 법률과 제도를 벗어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호스텔을 꿈조차 꿔본 적 없을 때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콜포비아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나는 전화에 성공했고, 가장 중요한 ‘상대보호구역’ 심의 해제를 완료했다. 진짜 진짜 첫 단계를 넘겼다. 사실은 안될 리가 없다는 근거는 이미 가지고 있었다. 건축사의 사전 검토를 받았고, 주변에 관광호텔이 있어 가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서류로 증명받는 단계는 작지만 첫 시작이라는 큰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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