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기업들이 인도의 전례 없는 규제 요구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핵심 기술 공개를 둘러싼 갈등이 글로벌 보안 규제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도 정부가 애플, 삼성전자, 구글, 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에게 소스코드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소스코드는 스마트폰의 핵심 작동 방식을 구성하는 상당히 민감한 기술 자료로, 기업 입장에서는 최대의 영업 비밀로 간주됩니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이 요구와 함께 총 83개 항목의 광범위한 보안 기준안을 전달했습니다.
보안 취약점을 검증한다는 명분이지만, 업체들은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도정보기술제조협회는 유럽연합, 북미, 호주 등을 포함한 주요국에서도 이 같은 규제를 의무화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업계는 소스코드가 개인정보 보호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외부 공유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애플은 과거 중국 정부의 소스코드 요구를 거절한 바 있으며, 미국 수사당국조차 이를 확보하지 못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는 지금의 논란이 단순 규제 이슈를 넘어, 국가 간 기술 주권과 보안 철학의 충돌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인도 정부는 온라인 사기와 데이터 유출 사고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합니다.
인도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약 7억 5천만 명으로, 세계 2위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입니다.
이번 규제안은 사전 설치 앱 삭제 기능, 카메라·마이크의 백그라운드 사용 제한, 시스템 로그 12개월 보관, 자동 악성코드 검사 등 다양한 보안 조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정부 사전 통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안 되는 방식은 보안 위협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인도의 선례가 다른 국가들로 확산될 가능성입니다.
만약 인도가 소스코드 제출을 의무화한다면,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 등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잇따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인도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2.8%로 1위, 애플이 21.6%로 뒤를 잇고 있어 이번 조치는 글로벌 기업들에는 큰 부담이 됩니다.
인도를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삼고 있는 제조사들에게 이번 규제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정부와 기업 간 추가 논의가 예정되어 있지만, '소스코드'라는 민감한 쟁점을 두고 접점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