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그냥 넘겨서는 안 됩니다.
특히 운동도 꾸준히 하고 식단까지 관리하고 있다면, 유전 질환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직장인 A씨는 정기 건강검진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90mg/dL로 나타나 깜짝 놀랐습니다.
A씨는 기름진 음식을 자제하고 꾸준히 운동하고 있었지만, 수치는 여전히 높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의 아버지가 젊은 시절 심근경색을 앓았던 사실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일반 고지혈증이 아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며, 부모 중 한 명이 해당 질환을 갖고 있다면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됩니다.
이 질환은 일반인의 두 배 이상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가지게 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이 이를 단순 고지혈증으로 여기고, 제대로 진단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진단율은 1%도 되지 않을 만큼 낮습니다.
국내 추정 환자 수는 10만 명이지만, 이 중 대부분이 치료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무려 5배나 높습니다.
어릴 때부터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기 시작해, 젊은 나이에도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남성은 50대, 여성은 60대쯤 심장병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눈에 보이는 징후도 있습니다. 팔꿈치나 아킬레스건 주위에 노란 혹이 생기거나, 눈가 테두리에 흰 띠가 생기면 콜레스테롤이 많이 쌓였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혈액 검사 및 유전자 검사로 확인할 수 있으며, 대학병원 심장내과에서 비교적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20만~50만 원 선이지만, 가족력이 분명하다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효과도 뚜렷합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44% 줄어들었습니다.
심지어 10대에 치료를 시작하면 위험률을 90% 가까이 낮출 수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치료는 스타틴 계열 약물이 기본이며, 필요시 더 강한 약제를 병용하기도 합니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조절되지 않아 평생 약물 치료가 필요하지만, 제때 시작하면 정상 수명도 가능합니다.
부모가 젊은 나이에 심장질환을 앓았거나 콜레스테롤 약을 복용했다면,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한 사람의 조기 진단이 가족 전체의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