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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먹은 맛집인데, 속았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봄꽃 축제가 열린 서울 시내 일대 음식점을 집중 점검한 결과, 총 12곳에서 원산지 관련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고 지난 20일 발표했다.
국내산으로 둔갑한 외국산 식재료, 표시 자체가 누락된 메뉴까지, 일부 음식점의 위법 행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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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민사국)은 지난 3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서울사무소와 함께 서울 시내 35개 음식점을 현장 점검했다.
점검 대상은 SNS나 배달앱 등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곳들 위주였다.
이 중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한 음식점이 6곳, 소비자가 혼동할 수 있는 표시를 한 식당이 1곳, 아예 원산지 표시 자체가 없는 곳이 5곳이었다.
원산지 거짓 표시 업체와 혼동 표시 업체는 형사 입건되었으며, 미표시 업체 5곳은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예정이다.
한 업소는 순댓국에 함께 나오는 배추김치의 원산지를 ‘중국산’임에도 ‘국내산’으로 표기했고, 또 다른 곳은 미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하면서 배달앱에서는 ‘국내산 한돈만 사용’이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SNS에서 입소문 난 유명 스테이크 식당은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하면서도 매장 내 어디에서도 원산지를 안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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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산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유명 사업가 백종원 대표 역시 원산지 허위표시 논란이 불거져 형사 입건된 바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달 12일,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 제품 중 간장, 된장, 가공품 일부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국내산으로 잘못 표기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시정 명령을 내렸다.
실제 제품 용기에는 제대로 표시돼 있었지만, 온라인 유통 채널에서는 외국산 재료가 국내산으로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백종원 대표 역시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관련 문제를 신속히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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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빽다방’의 인스타그램에는 ‘우리 농산물, 우리 빽다방’이라는 문구와 함께 ‘쫀득 고구마빵’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부 제품에 중국산 고구마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고, 이 사실을 접한 시민 A씨는 국민신문고에 해당 광고가 소비자를 오인하게 만들었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21일 이를 접수했으며, 백 대표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잇따르자 백종원 대표는 “모든 제품의 설명 문구를 철저히 검토하겠다”며, “앞으로 원산지 표시 오류가 없도록 상시 감시 체계를 운영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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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음식점이 원산지를 허위로 표기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원산지를 아예 표시하지 않을 경우도 최대 1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시는 “원산지 관련 위법 행위를 발견한 시민들은 ‘서울스마트불편신고’ 앱이나 ‘서울시 응답소’에 적극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결정적인 제보를 한 시민에게는 최대 2억 원의 포상금도 지급된다.
강희은 서울시 민사국장 직무대리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음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단속을 지속하고, 유통 질서 확립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