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이렇게 산다고?”… 평생 일했는데

by dailynote

연금은 있어도 생활은 빠듯
빈곤율 1위, 한국 노인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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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에 사는 72세 김 모 씨는 매달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쳐 약 60만 원을 받지만, 월세와 공과금, 병원비를 제하고 나면 손에 쥘 돈은 없다.


고물가 시대에 이 정도 수입으론 최소한의 생활도 벅차다는 김 씨는 “사는 게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김 씨를 비롯해 우리나라 노인의 대다수는 연금을 받긴 하지만, 그 금액이 너무 적어 실질적인 노후 보장 역할을 못하고 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여전히 노인빈곤율 1위다.


노후를 책임지지 못하는 연금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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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유럽 8개국과 한국의 노후소득보장 적절성과 노인 빈곤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령·유족 급여 수준은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매우 낮았다.


2019년 기준 공적 연금에 대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출은 3.5%로, OECD 평균(8.2%)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이탈리아(16.0%), 프랑스(13.9%), 독일(10.4%) 등 주요 유럽 국가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한국 노인가구 93.4%가 노령·유족 급여를 수령하고 있지만, 이 급여가 총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부분 50%를 넘지 못한다.


실제로 총소득 중 연금이 50% 이상인 노인은 14.9%에 불과했으나, 유럽 8개국 중 6개국은 그 비율이 80%를 넘겼다.


한국의 공적 연금 순소득대체율은 36.4%로, 네덜란드(89.2%), 독일(52.9%) 등 유럽 국가에 비해 현저히 낮은데, 기초연금이 있지만 금액이 작아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연금 개편 논의, ‘최저소득 보장’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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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기초연금은 현재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최대 34만 2510원이 지급된다.


그러나 연금 전액이 세금으로 충당되고, 수급 대상이 ‘노인 비율’ 기준으로 설정돼 있어, 향후 베이비붐 세대 진입 시 재정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기초연금 대상을 소득 기준으로 바꾸고, 수급 대상은 40% 이하로 줄이는 대신 금액을 상향하는 개편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준중위소득 50% 기준으로 수급자를 선별하면 2070년까지 연간 9조 5천억 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을 하위계층에 집중해 국민연금과 역할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석재은 한림대 교수는 “기초연금이 재분배 기능을, 국민연금은 소득비례 보장을 맡는 이원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줬다 뺏는’ 연금 구조… 격차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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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기초연금을 지급한 뒤 생계급여에서 이를 차감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지난해 9월 개선안을 발표하며, 기초연금을 생계급여 산정 소득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형평성 문제를 낳고 있는데,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과 그렇지 못한 비수급 빈곤층 사이의 지원 격차가 커지면서 사각지대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완 보사연 실장은 “비수급 빈곤층에 대한 우선 보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기준중위소득을 인상해 생계급여 대상자를 확대하는 방안도 병행 중이며, 올해 기준중위소득이 35%로 조정되면 생계급여 기준선은 1인 가구 기준 83만 원 이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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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노후소득보장제도가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연금 수급률을 높이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실제로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수준의 급여와 공정한 분배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이어질 국회의 연금개혁 논의가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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