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어 난리인데 “채용 대신 해고할 것”… 사장들

by dailynote

채용 포기하고 해고 택하는 자영업자들
일자리는 줄고, 초단기 노동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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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일할 곳이 없어요. 이제는 주휴수당 포기하고서라도 써달라고 부탁하게 됩니다.”


서울 관악구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26세 김 모 씨는 두 달 넘게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 식당, 술집 어디에도 ‘사람을 뽑는다’는 문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있는 것도 하루 3시간, 주 2~3일 일하는 초단기 알바뿐이다. 하지만 그 시간조차 대부분 저녁, 서로 겹치는 시간대라 여러 개를 병행하기도 어렵다.


김 씨는 “수입이 불안정해 생계를 위해 주 20시간 이상 일하고 싶지만 일자리가 없다”며 “요즘은 사장님들께 주휴수당을 안 줘도 괜찮으니 써달라고 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청년 백수가 120만 명에 육박하고, 주 17시간 이하로 일한 ‘초단기간 근로자’ 역시 250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가운데, 많은 자영업자가 “내년에도 최저임금을 올리면 직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사장님도 ‘한계’… 해고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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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두 단어가 자영업자들을 코너로 몰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시절부터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발생하는 주휴수당을 피하기 위해 ‘쪼개기 고용’을 해왔다.


기존에 3명이 주 4일 출근하던 체계에서, 6명을 고용해 이틀씩만 일하게 나눈 것이다.


그는 “당시 시급 9000원 기준으로 주휴수당만 해도 매달 60만원이 추가로 들었다”며 “이는 직원 한 명을 더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건비 부담은 실질적인 고용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5월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무려 67.7%에 달했으며, 심지어 ‘기존 인력을 줄이겠다’는 답도 52.9%에 달했다.


청년 120만 명 ‘백수’… 단기근로도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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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이런 구조는 청년층 고용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 2월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중 취업자 수는 355만 명 수준이지만, 이 중 4분의 1은 주 36시간 미만 일하는 단기근로자였다.


‘긱워커’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안정적인 수입은 물론, 경력이나 전문성을 쌓기에도 어려움이 크다.


일주일에 1~17시간만 일한 초단기 근로자는 무려 44만 5000명으로, 청년 취업자 중 12.5%가 사실상 ‘불완전 취업자’인 셈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 백수는 120만 명을 넘었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으며 ‘그냥 쉰다’고 답한 청년도 50만 명에 달해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휴수당, 고용의 발목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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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노동자의 휴식을 위해 도입된 주휴수당이 오히려 일자리 문을 닫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유급휴일 하루치 급여를 추가 지급하라는 규정이다.


하지만 이는 자영업자에게는 추가 인건비 부담으로 작용하며, 오히려 주 15시간 미만 근무자를 찾게 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로자는 174만 2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취업자 중 6.1% 비중으로, 처음으로 6%를 넘겼다.


서울 은평구에서 순대국밥집을 운영 중인 이 모 씨는 “직원 셋을 주 6일 출근시키고 있는데,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직원보다 오히려 내가 덜 벌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책임져야”… 제도 손질 필요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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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일각에선 주휴수당을 전면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송치영 회장은 “주휴수당은 고용을 활성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고용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이 제도가 필요하다면 그에 따른 비용은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도를 유지하되 영세 자영업자에 한해 유인책을 도입하자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중앙대 이병훈 교수는 “과거 4대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일정 기간 보험료를 보조했던 사례처럼, 주휴수당에도 비슷한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급속한 경제구조 변화 속에서 일하고 싶어도 할 곳이 없는 현실이 이어지면서, 구조의 변화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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