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다시금 입증됐다.
요즘 소비자들이 ‘초저가’에 혹해 지갑을 열고 있는 플랫폼 ‘테무’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싼 값을 넘어선 심각한 문제들이 쏟아지고 있다.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30배 넘은 어린이용 제품부터, 국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해외에 무단으로 넘긴 행태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초저가의 비결로 성장가도를 달리던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PDD홀딩스)는 최근 충격적인 실적 부진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에게도 경고등을 켰다.
그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싸다는 강점은 이제 의심으로 바뀌고 있다.
사진 = 서울시
서울시가 최근 공개한 안전성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테무, 쉬인,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여름옷과 신발을 검사한 결과, 무려 24개 제품 중 14개가 기준에 부적합했다.
특히 한 어린이용 신발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의 33배, 또 다른 신발에서는 납이 기준의 25배나 검출됐다.
이 물질들은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피부 자극이나 암을 유발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사진 = 연합뉴스
어린이 티셔츠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한 pH 수치와 함께 노닐페놀 성분이 검출됐다. 하의 일부 제품은 장식용 끈 길이가 기준치를 넘어 안전사고 우려까지 제기됐다.
카드뮴이 검출된 금속 단추도 있었는데, 이는 뼈에 손상을 주거나 간에 축적될 수 있는 발암물질이다.
서울시는 해당 제품의 판매 중단을 요청했고, 시민들에게는 해외직구 제품 구입 시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 개인정보위원회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마저 무방비로 넘겨졌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15일 테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약 13억 6000만 원을 부과했다.
테무는 국내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이들의 정보를 중국과 싱가포르 등지의 사업자에게 위탁 처리하거나 보관하게 했다.
위탁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는 것도, 위탁사를 관리·감독하는 일도 하지 않았다. 이는 명백한 법 위반이다.
또한 하루 평균 290만 명의 국내 이용자가 있었음에도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지 않았다. 회원 탈퇴는 7단계를 거치게 해 이용자의 권리 행사를 사실상 어렵게 만들었다.
심지어 자사 플랫폼에 입점하려는 한국 판매자에게는 법적 근거 없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테무가 일부 내용을 시정하긴 했지만, 조사 협조가 부족했다며 가중처벌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초저가’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휩쓸던 테무의 모회사 핀둬둬는 최근 공개한 1분기 실적에서 당혹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에 따르면, 핀둬둬는 1분기 순이익이 147억4000만 위안(약 2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보다 크게 낮은 매출 역시 투자자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에 따라 핀둬둬의 주가는 장중 17% 넘게 폭락했고, 결국 13.6%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수익 급감의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소액 면세 제도’ 폐지가 꼽힌다. 이는 800달러 미만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없애고 최대 12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도록 한 조치다.
비록 최근 미중 양국 간 휴전 선언으로 일부 인하됐지만, 테무 등 중국 플랫폼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핀둬둬 CEO 천 레이는 “관세 같은 외부 변화가 판매자들에게 큰 부담이 됐다”고 설명하면서도, “우리는 안정적인 가격과 충분한 공급을 위해 판매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 연합뉴스
값이 싸다는 이유로 무심코 클릭했던 구매 버튼이 사실은 독이든 성배였을지도 모른다.
어린이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 무단으로 넘어간 개인정보, 그리고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진 플랫폼.
“합리적 가격에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기업의 약속은 소비자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까. ‘초저가’의 대가가 점점 더 명확해지는 지금, 소비자의 판단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