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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 건설업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위축되면서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공공·민간 부문 모두 공사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중소 건설사를 중심으로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총 2조 7000억 원 규모의 건설 경기 지원책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건설기성(공사 실적)은 전년 대비 21.2% 줄어들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기록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업계 전반에서 착공·수주·건축허가 등 주요 지표가 일제히 감소하며, 장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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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견 건설사 34곳의 평균 부채비율은 203%로, 전년보다 66%포인트 상승했다. 일부 업체는 700%를 넘는 부채비율을 기록하며 재무건전성 악화가 심화됐다.
같은 해 영업이익은 31% 감소한 4조 6182억 원에 그쳤고, 매출원가율은 92%에 달해 수익성도 크게 떨어졌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자금 회수 지연, 미분양 물량 증가 등이 겹치면서 중소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최소 11개 건설사가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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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추경을 통해 총 2조 7000억 원 규모의 건설 경기 부양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개발사업에 공공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는 앵커리츠(Anchor REITs)에 3000억 원, 중소건설사 대상 PF 보증에 2000억 원, 미분양 주택 환매 지원에 3000억 원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약 5조 4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PF 특별보증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 밖의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하며, 보증 한도를 최대 70%까지 늘려 실수요 기반 사업장을 선별 지원한다. 미분양 환매는 지방을 중심으로 약 1만 가구 규모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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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추경이 단기 유동성 문제를 완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건설업 전반의 수익 구조나 체질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민간 수요 위축, 고금리 환경, 분양가 규제 등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박선구 실장은 “이번 추경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며 “건설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 수익성 회복 등 중장기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너진 현장을 되살리는 데 필요한 것은 단순한 자금 투입이 아닌,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