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허리띠 조인다더니 “뭔가 수상해”… 숨겨진 진실

by dailynote

가계 여윳돈은 늘었는데
대출도 동시에 증가
통계 이면엔 다른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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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최근 통계를 보면, 가계의 ‘여윳돈’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가계대출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누군가는 돈을 모으고 있는 사이, 또 다른 누군가는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경제가 어려운 듯 보이지만, 자금 흐름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한국은행이 7월 8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92조 9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보다 30조 원 이상 증가했고, 통계 편제 이후 가장 큰 수치다.


한은 김용현 자금순환팀장은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가계 소득이 늘어난 반면, 소비와 주택 신규 입주가 감소하면서 예치 가능한 여유자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소비는 줄었지만… 금융시장에 몰린 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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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같은 기간, 가계의 자금 운용 규모는 101조 2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예·적금으로 49조 7천억 원, 주식·펀드 등 금융상품으로는 29조 3천억 원이 유입됐다.


주목할 점은, 이렇게 자금이 늘어난 시점에 소비는 오히려 위축됐다는 점이다. 소비를 줄인 이들은 예금을 늘리고, 여유자금을 금융상품에 운용하면서 자산을 지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즉, 소득이 늘어난 일부 계층이 소비를 억제하면서 자금을 자산으로 돌리는 양상이 통계로 드러난 것이다.


같은 시기, 누군가는 ‘빚’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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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대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다.


5대 시중은행 기준으로 5월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 2천억 원으로, 전월 대비 4조 2천억 원 넘게 늘었다. 전체 금융권 기준으로는 6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3조 1천억 원, 신용대출이 1조 815억 원 증가해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신용대출 증가폭은 약 4년 만에 최대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와 부동산 상승 전망이 겹치면서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며 “주식이나 가상자산 투자 목적으로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다른 현실… 여유 있는 쪽과 빚내는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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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소득이 늘고 소비를 미룬 일부는 예금과 투자를 늘렸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생활비와 투자 자금을 위해 신용대출을 늘리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계 전체의 재정 상태가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자산이 있는 계층은 자금을 더 모으고 굴리는 반면, 여유가 없는 계층은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정부는 8~9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를 도입해 대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은 아직 규제보다 기대 심리가 앞서고 있다.


‘가계가 돈을 모으고 있다’는 말이 곧 모든 가계의 형편이 나아졌다는 뜻은 아니다. 누가 그 돈을 모으고 있는지, 누가 빚을 내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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