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설렘은 잠깐, 인생은 길잖아."

5년 차 부부 <노잼 인생 탈출 프로젝트>의 시작

by 다돌방

숨쉬기 경력 34년 차에 감히 단언컨대 '설렘=찰나'는 인생 공식이다. 잠깐의 설렘을 지나면 권태가 찾아온다. 새로운 회사, 새 업무에 설레는 기한은 길어야 일주일. 최근엔 김밥에 꽂혀 김밥만 먹다가 이내 다른 메뉴로 눈을 돌렸다. 사람 관계도 다르지 않다. 익숙함이 쌓일수록 권태도 자라난다.


2년여 연애 끝에 올해로 5년 차 부부가 된 우리. 우리에게도 설렘은 애초에 지나갔다. 연애할 때 설렘은 그저 그런 일상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설렘 대신 편안함이 자리 잡은 지금, 서로의 일상은 덜 반짝이고 더 진하다. 아,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아니다. 이제야 비로소 깊은 얘기를 가감 없이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사이가 됐다.


눈 뜬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우리에게 '회사'는 늘 대화의 중심이다. 나는 매너리즘에 빠졌고, 남편은 최근 회사를 옮기고 일주일 내내 야근하며 삶에 여유가 사라졌다. 잠자기 전 우리 대화의 끝은 늘 같았다. "재미가 없다, 요즘." "언젠간 회사에서 나올 텐데 그때 난 뭐 하지?" "이 일 계속할 수 있을까?"


임시방편으로 남편은 밤 10시에 퇴근하더라도 밖에 나가 달린다. 한 손에는 로또를 쥐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회사 생활의 고통에 잠식당하지 않겠다는 몸부림이다. 회사에 가면 만나는 사람마다 어떻게 사는지도 물어본단다. 나름의 인터뷰라나 뭐라나.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사는지가 그렇게 궁금하다고.


하지만 우린 게으른 완벽주의자다. 생각은 많지만, 마땅한 대책은 없다. 하루는 침대에 누워 또 "인생, 왜 이렇게 노잼이냐." 따위에 말을 이어갔다. 그러다 우리 집 긍정 회로 담당인 나의 뇌가 번뜩였고 나는 소리쳤다. "우리, 인생 노잼 탈출 프로젝트 해볼까?" 남편은 고통에 잠식당하지 않겠다며 야근 후에도 달리는 사람이다. 그 의지로 못할 게 뭐 있겠냐는 생각이었다.


우리의 노잼 탈출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일상에서 새로움을 찾고 싶다는 둘의 마음이 같다. 그 마음을 우리 방식대로 구체화할 때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누가 볼지 모르는 이 연재는, 인생 노잼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5년 차 부부의 인생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프로젝트입니다. 10대든, 20대든, 30대든, 40대든, 50대든, 60대든, 70대든, 80대든, 90대든 살면서 이런 시기, 누구나 겪잖아요. 저희는 오늘도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엄청 많을 거야. 그렇지?"라며 서로를 토닥입니다. 지루한 일상 속에서 다시 웃고 싶은 사람들, 우리 같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