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안녕 1월이야
지하철역에 흐르는 붉은 피를
사람들은 쳐다보지 않고 있어
이것 봐,
아무도 여자를 살리지 않아
안녕 2월이야
지도자의 야망에 사람이 짓이겨져
정치와 외교에 사람이 터져나가
이것 봐,
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아
안녕 3월이야
물결치는 태극기 아래 함성이 울렸고
날아오른 나비는 침묵을 강요당해
이것 봐,
역사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안녕 4월이야
제주 앞바다에 동백꽃이 졌어
목포 앞바다에 흰국화가 떴어
이것 봐,
국가가 국민을 지키지 않아
안녕 5월이야
애국가가 총소리로 이어졌어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자들이 있어
이것 봐,
은폐와 모욕과 왜곡이 사라지지 않아
안녕 6월이야
어떤 이들이 영영 돌아오지 못했지
최루탄 연기 아래 사람이 쓰러졌지
이것 봐,
여전히 장례식이 끝나지 않아
안녕 7월이야
외세와 자본이 민중들을 짓눌렀어
경찰과 군대가 게릴라를 짓이겼어
이것 봐,
사탕수수 밭의 제국주의가 떠나지 않아
안녕 8월이야
슬퍼하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우리는 영원히 슬퍼하게 될까
이것 봐,
여전히 분단선이 사라지지 않아
안녕 9월이야
권리를 위해 거리로 나가
생존을 위해 우산을 들어
이것 봐,
자유와 인권의 외침은 묻히지 않아
안녕 10월이야
쌓안 모순과 분노가 폭발하고
기만적인 경제성장이 터지는데
이것 봐,
독재자의 권력은 지속되지 않아
안녕 11월이야
학생들이 불평등에 저항했어
학생들이 해방을 소리쳤어
이것 봐,
어린 존재는 영원히 어리지 않아
안녕 12월이야
그 모든 일들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다시 되풀이 되었는데
이것 봐, 빛이 광장을 밝히잖아
우리는 패배하지 않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