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by 김작가a

윤석열의 검사 시절과 권력의 시작

그는 늦게 시작했다. 사법시험에만 9번을 떨어졌다. 서울대 법대라는 간판도, 연희동이라는 배경도 그를 빠르게 밀어주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나는 남들보다 느리지만, 끝까지 간다.” 그리고 마침내, 1991년. 그는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나이 서른셋. 늦깎이 검사 윤석열의 시작이었다.

대구지검에서 첫 발을 내딛은 그는 형사부에 배치되었다. 폭력 사건, 절도, 사기. 그는 피의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법은 사람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법을 피해갑니다.” 그의 수사 방식은 거칠었고, 직설적이었다. 동료들은 그를 ‘원칙주의자’라 불렀다. 그러나 그 원칙은 때로 상부와 충돌했다.

2003년,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과 후원자 강금원을 뇌물 혐의로 수사했다. 참여정부는 격노했고, 그는 유배되었다. 그러나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그 말은 그를 상징하는 문장이 되었다. 그는 권력과의 거리를 유지하려 했고, 그 거리는 곧 갈등이 되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그는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을 맡았다. 정몽구 회장을 구속하겠다고 나선 그는 검찰총장에게 사직서를 던졌다. “이 사건은 끝까지 가야 합니다.” 결국 정몽구는 구속되었고, 그는 ‘재벌에도 굴하지 않는 검사’로 불렸다. 그러나 그 대가는 컸다. 그는 다시 한직으로 밀려났다.

BBK 사건 특검에 파견되었을 때, 그는 이명박 후보와의 연루 의혹을 수사했다. 그러나 특검은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그는 침묵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그 말은 체념이었고, 동시에 현실이었다. 그는 권력의 벽을 실감했다.

2013년, 그는 다시 주목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댓글 사건. 그는 특별수사팀장이었고,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그 말은 다시 회자되었고, 그는 유배지를 전전했다. 그러나 국민은 그를 기억했다. ‘정의로운 검사’, ‘권력에 맞서는 사람’. 그는 이름을 얻었다.

2016년,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까지 이어진 수사였다. 그는 말했다. “이건 단순한 비리 사건이 아닙니다. 국가의 근간을 흔든 일입니다.” 그는 수사했고, 파헤쳤고, 기소했다. 그리고 박근혜는 탄핵되었다. 그는 다시 부상했다.

문재인 정부는 그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2019년, 그는 검찰총장이 되었다. 그는 말했다. “검찰은 정치로부터 독립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말은 곧 정치가 되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에 대한 수사. 그는 정권과 충돌했다. 추미애 장관과의 갈등은 극에 달했고, 그는 직무정지를 당했다.

그는 말했다. “나는 법을 지킬 뿐입니다.” 그러나 그 법은 정치가 되었고, 그는 정치인이 되었다. 2021년, 그는 검찰총장에서 사임했다. 그리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그는 대선 후보가 되었고, 어퍼컷 세리머니로 무대를 장악했다. 사람들은 열광했고, 그는 당선되었다.

2022년 5월 10일, 그는 대통령이 되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 국회의원을 거치지 않은 첫 대통령. 그는 말했다. “법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섭니다.” 그러나 그 법치는 곧 권력이 되었고, 그 권력은 논란이 되었다.

그의 집권은 순탄치 않았다. 여소야대 정국,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25건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 그는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였다. “국민께 송구합니다.” 그러나 국민은 분노했다. 그리고 2024년, 그는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2025년 2월, 그는 탄핵소추를 당했고, 헌법재판소는 파면을 결정했다. 그는 대통령에서 피의자가 되었다. 구치소에 수감된 채, 그는 말했다. “나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싸움은 이미 끝나 있었다.

그는 실패했다. 검사로서의 원칙은 권력 앞에서 흔들렸고, 대통령으로서의 권위는 국민 앞에서 무너졌다. 그는 법을 믿었지만, 법은 그를 지켜주지 않았다. 그는 권력을 얻었지만, 그 권력은 그를 삼켰다.

그는 말했다.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은 기억한다. 그의 수사, 그의 말, 그의 권력. 그리고 그의 몰락. 그는 검은 수사였다. 그리고 하얀 권력이 되었다. 그러나 그 색은 섞이지 않았다. 그는 혼합되지 못했고, 결국 분리되었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말한다. “그는 정의로웠다.” 그러나 또 다른 사람들은 말한다. “그는 위험했다.” 그의 이름은 찬양과 비판 사이에 있다. 그의 실패는 질문이다. 우리는 그 질문에 답해야 한다. 법과 권력, 정의와 정치, 원칙과 현실. 그 균형을 우리는 아직도 찾고 있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흔적은 남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흔적 위에서 길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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