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 칼춤의 그림자

by 김작가a

서울의 여름은 유난히 무거웠다. 2019년 8월, 청와대의 회의실 안은 침묵으로 가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당신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조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자리가 단순한 장관직이 아니라, 개혁의 불쏘시개라는 것을. 검찰개혁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였고, 그 중심에 자신이 서게 되리라는 예감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그 칼날이 결국 자신과 가족을 향할 줄은.

장관 지명 발표가 나자, 언론은 일제히 들끓었다. 조국의 딸 조민의 입시비리 의혹,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웅동학원 관련 의혹까지.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 수십 곳을 압수수색했다. 청문회도 시작되기 전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침묵 속에서 수사 지휘를 내렸다. 그의 눈은 차가웠다.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 없다.” 그 말은 곧 칼이 되어 조국의 집안을 베기 시작했다.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은 실무를 맡았다. 그는 서류를 넘기며 말했다. “이건 가족 전체가 연루된 비리입니다. 먼지떨이 수사, 별건 수사, 표적 수사. 다 동원해야죠.”

검찰은 조민의 중학생 시절 일기장까지 압수했다. 친구들은 검찰의 회유와 압박 속에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았고, 이후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표창장은 위조됐다”고 증언했지만, 이후 “내가 조국 작업했다”는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그의 조카는 “삼촌이 윤석열과 밥을 먹었다”고 증언했다.

조국은 장관직을 내려놓았다. 임명된 지 35일 만이었다. 그는 말했다. “나는 불쏘시개였다. 타오르고, 사라졌다.” 정경심 교수는 기소되었고,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국은 유재수 감찰무마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언론은 연일 ‘조국 사태’를 보도했고, 서초동과 광화문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침묵했다. 그는 “국론 분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거리는 두 동강이 났다. 진영은 갈라졌고, 상식은 침묵했다.

검찰은 개혁의 저항세력이 되었다. 수사-기소 분리 법안이 통과되자, 검찰은 조직적 반발을 시작했다. 특수부 폐지, 공소청 신설, 중수청 설립. 법무부는 개혁을 밀어붙였고, 검찰은 언론 플레이로 맞섰다. 윤석열은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대권주자로 떠올랐고,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 한동훈은 법무부 장관이 되었고, 검찰은 다시 권력의 중심에 섰다. 조국은 수감되었다. 대법원은 징역 2년을 확정했고, 그는 교도소로 향했다. 정경심은 징역 4년을 선고받고 가석방되었다. 조민은 의사국시를 통과했지만, 병원은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5년,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조국은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그는 말했다.

“검찰청은 폐업신고를 마쳤다. 윤석열이라는 괴물이 검찰총장과 대통령으로 벌인 검찰권 오남용의 결과다.”

그는 조국혁신당을 창당했다. 검찰청 폐지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공소청과 중수청이 신설되었다. 조국은 다시 국회에 섰다. 그는 말했다. “칼을 멋대로 휘두른 망나니로부터 칼을 뺏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의 당 지지율은 3%에 머물렀다. 청년층은 그를 외면했다. 입시제도의 불공정은 아직도 상처로 남아 있었다. 조국은 말했다.

“비판도, 반대도, 비방도 모두 안고 가겠습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를 주장했다. “검찰권 오남용의 피해자는 바로 이 대통령입니다.” 그는 검찰권 오남용 진상조사 TF를 제안했고, 특별법을 발의했다.

검찰은 반발했다. 김건희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은 복귀를 요구했고, 조국은 말했다. “국민의 공복이 일할 곳을 선택하겠다는 것은 용납 못합니다. 자중하십시오.”

그는 검찰개혁의 마무리 투수를 자처했다. 하지만 국민은 묻고 있었다. “이 개혁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조국은 회고록을 집필했다. 그는 썼다. “나는 불쏘시개였다. 타오르고, 사라졌다. 하지만 그 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싸우고 있었다. 검찰개혁은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싸움은 이제 상징이 되었다. 조국이라는 이름은 개혁의 역설이자, 정치적 수사의 상징이 되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묻고 있었다.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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