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설립을 위한 자구책: 네 축을 해체하는 전략

by 김작가a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은 단순한 경제적 격차를 넘어, 삶의 전반을 지배하는 제도적이고 문화적인 고착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 상속자본, 부동산 투기, 정신질환자의 제도적 배제, 교육 불평등이라는 네 가지 축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은 불평등을 강화하고 사회적 이동의 사다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불평등 구조를 해체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고, 기존의 정책들은 대부분 미봉책에 그쳤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제도 조정이 아니라, 사회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정치적 결단과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다.

먼저 상속자본의 문제는 단순히 부의 이전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사회적 지위, 문화자본, 네트워크까지 포괄하는 권력의 세습이며, 이를 통해 계급은 고착된다. 상속세 완화 논의는 이러한 세습을 제도적으로 정당화하는 시도로 비판받고 있다. 따라서 상속세를 강화하고, 고액 자산가의 자산 공개를 의무화하며, 정치 후원과 기부금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산세를 누진적으로 강화하고, 자산가의 정치적 영향력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부동산 투기는 도시를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며, 주거의 권리를 침해하고 공동체를 해체한다. 서울의 주요 지역은 이미 투기 자본의 놀이터가 되었고, 원주민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을 법제화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를 강화하며,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할 수 있는 조례를 도입해야 한다. 도시 공간은 자산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다.

정신질환자의 배제는 한국 사회의 복지제도와 의료체계가 얼마나 정상성의 기준에 갇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신질환자는 치료보다는 격리의 대상으로 취급되며, 사회와의 연결은 단절되어 있다. 이들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의 정신건강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정신병원 중심의 관리체계를 해체해야 한다. 정신장애인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할당제를 도입하고, 안정적인 주거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신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책임이며, 이들을 배제하는 것은 공동체의 윤리를 저버리는 일이다.

교육은 계급 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계급 재생산의 도구로 전락했다. 사교육과 입시 컨설팅, 명문대 중심의 구조는 부모의 자산과 정보력에 따라 접근성이 결정되며, 이는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사교육비 상한제를 도입하고, 공공 입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간 교육 예산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은 공정한 경쟁의 장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보 격차와 자원 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이 필수적이다.

이 네 축은 서로를 강화하며 불평등의 고리를 형성한다. 상속자본은 교육 불평등을 통해 계급을 재생산하고, 부동산 투기를 통해 도시를 자산화하며, 정신질환자를 배제함으로써 정상성의 경계를 설정한다. 이 모든 과정은 제도적 폭력과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며,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통합적이고 다층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단일한 정책으로는 불평등의 구조를 해체할 수 없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국가위원회를 설립하고, 시민이 직접 예산 배분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참여형 예산제도를 확대하며, 정부가 정기적으로 불평등 지표를 공개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시민사회는 불평등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연대를 강화하며,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결국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다. 그 구조를 해체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우리가 감행해야 할 정의의 실천이다. 지금이 바로 그 선택의 순간이다. 불평등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해체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말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이, 다음 세대의 삶을 결정짓는다.

화, 금 연재
이전 05화구조적 불평등의 고리: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네 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