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은 현행 법률과 행정 제도의 한계 속에서 재생산되고 있으며, 이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전환과 시민사회의 실천이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은 단순한 경제적 격차를 넘어, 제도와 문화, 정치의 전반에 걸쳐 고착화된 권력의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 상속자본, 부동산 투기, 정신질환자의 제도적 배제, 교육 불평등이라는 네 가지 축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들은 불평등을 강화하고 사회적 이동의 사다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조는 현행 법률과 행정 제도에 의해 방치되거나 오히려 강화되고 있으며, 이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제도 조정이 아니라 사회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정치적 결단과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먼저 상속자본의 문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의해 규율되고 있으나, 실효성 있는 자산 재분배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규정되어 있으나, 각종 공제와 우회적 증여 방식, 법인 설립을 통한 자산 이전 등으로 인해 실제 납부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대기업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나타나는 편법 증여와 우호지분 확보는 「공정거래법」과 「자본시장법」의 규제를 회피하며 권력의 세습을 제도적으로 정당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속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자산 공개 의무화, 고액 자산가에 대한 누진적 자산세 강화, 정치 후원과 기부금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 「정치자금법」은 후원금의 상한과 공개를 규정하고 있으나, 자산가의 정치적 영향력을 제한하기에는 미흡하다.
부동산 투기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과 「종합부동산세법」, 「임대차보호법」 등으로 규제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도시 공간을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서울의 주요 지역은 이미 투기 자본의 놀이터가 되었고, 원주민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강화는 2021년 개정 이후 일부 효과를 보였으나, 2023년 이후 완화 기조로 전환되며 투기 억제 효과가 약화되었다. 공공임대주택의 비율은 「주택법」과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규정되지만, 전체 주택 공급 대비 비율은 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조례는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전국적 법제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도시 공간은 자산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다.
정신질환자의 배제는 「정신건강복지법」과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나, 여전히 치료보다는 격리 중심의 접근이 우세하다. 정신병원 중심의 관리체계는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 지원체계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으며, 정신질환자는 사회와의 연결이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다. 정신장애인의 고용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정신장애인을 포함한 고용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안정적인 주거 지원은 「주거복지로드맵」에 일부 포함되어 있으나, 정신질환자에 특화된 정책은 미비하다. 정신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책임이며, 이들을 배제하는 것은 공동체의 윤리를 저버리는 일이다.
교육 불평등은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등으로 규율되지만, 실제로는 계급 재생산의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 사교육과 입시 컨설팅, 명문대 중심의 구조는 부모의 자산과 정보력에 따라 접근성이 결정되며, 이는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사교육비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규제되지만, 실질적인 상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공공 입시 컨설팅 서비스는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전국적 확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역 간 교육 예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배분되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는 여전히 크다. 교육은 공정한 경쟁의 장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보 격차와 자원 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이 필수적이다.
이 네 축은 서로를 강화하며 불평등의 고리를 형성한다. 상속자본은 교육 불평등을 통해 계급을 재생산하고, 부동산 투기를 통해 도시를 자산화하며, 정신질환자를 배제함으로써 정상성의 경계를 설정한다. 이 모든 과정은 제도적 폭력과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며,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이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통합적이고 다층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국가위원회 설립은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가능하며, 시민이 직접 예산 배분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참여형 예산제도는 「지방재정법」과 「국민참여예산제 운영지침」을 통해 확대할 수 있다. 정부가 정기적으로 불평등 지표를 공개하는 제도적 장치는 「통계법」과 「국가통계포털」을 활용하여 구축할 수 있다. 시민사회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과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을 기반으로 불평등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연대를 강화하며,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결국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다. 그 구조를 해체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우리가 감행해야 할 정의의 실천이다. 지금이 바로 그 선택의 순간이다. 불평등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해체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말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이, 다음 세대의 삶을 결정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