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UAP 영상 이야기: FLIR, GIMBAL

by 김작가a

2004년 겨울, 캘리포니아 해안 상공. 미 해군 항공모함 니미츠호에서 출격한 F/A-18 슈퍼호넷 전투기가 임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조종사들은 레이더에 잡히는 이상한 신호를 추적하고 있었는데, 곧 열화상 카메라에 정체불명의 물체가 포착되었다. 이것이 훗날 FLIR 영상으로 알려지게 된 장면이다.

조종사들은 화면 속 물체가 엔진 배출 흔적도 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저건 우리가 아는 어떤 비행체도 아니다.” 당시 조종사들의 증언은 언론을 통해 퍼져나갔고, 사람들은 외계 비행체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문가들은 이 영상이 카메라의 줌 조정과 각도 변화 때문에 실제보다 과장된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화상 카메라 특성상 배경 대비가 극적으로 표현되면서 물체가 ‘비정상적’으로 보였던 것이다. 결국 FLIR 영상은 외계적 증거가 아니라 센서 착시의 산물이었다.

2015년, 또 다른 영상이 세상에 등장한다. 이름은 GIMBAL. 이번에는 원반형 물체가 회전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영상 속에서 조종사들이 흥분하며 “Look at that thing!”이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함께 기록되었다. 대중은 열광했다. 원반형 UFO가 회전하며 날아가는 모습은 오랫동안 영화와 만화 속에서 묘사된 UFO 이미지와 정확히 겹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곧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물체가 회전하는 것처럼 보인 것은 실제 움직임이 아니라 카메라 짐벌 장치의 회전 보정 과정에서 발생한 착시였다. 짐벌은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회전하는데, 이 과정에서 물체가 회전하는 듯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적외선 센서의 광학 왜곡과 대기 조건이 겹치면서 물체가 실제보다 더 기묘하게 보였던 것이다. 결국 GIMBAL 영상은 UFO의 증거가 아니라 광학 장비의 특성과 착시가 결합된 사례였다.

2017년, 세 번째 영상이 공개된다. 이름은 GOFAST. 이번에는 작은 물체가 바다 위를 초고속으로 스쳐 지나가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영상 속 물체는 마치 탄환처럼 빠르게 움직였고, 대중은 “이건 인간 기술로는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국방부 산하 AARO의 분석은 달랐다. 실제 물체는 바다 위가 아니라 약 13,000피트 상공에 있었으며, 속도도 영상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느렸다. 카메라와 물체의 상대적 움직임이 원근법적 착시를 만들어낸 것이다. 즉, 초고속 비행체처럼 보였던 것은 단순한 시각적 착각이었다.

이 세 영상은 모두 처음 공개될 때는 ‘외계인의 증거’처럼 보였다. 조종사들의 놀란 목소리, 화면 속 기묘한 움직임, 그리고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가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정부가 뭔가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퍼뜨렸고, UFO 담론은 폭발적으로 확산되었다.

하지만 과학적 분석은 냉정했다. 열화상 카메라의 특성, 짐벌 장치의 회전 보정, 원근법적 착시. 모두 인간 기술과 인지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외계적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군사적으로는 중요한 교훈이 남았다. 첨단 센서 시스템도 완벽하지 않으며, 인간 인지와 결합하면 잘못된 해석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계기로 미군은 AI 기반 영상 분석 체계와 빅데이터 검증을 강화하게 되었다. 또한 국방부는 AARO를 설립해 모든 UAP 사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사회적으로는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과학적 분석이 대부분 착시와 센서 한계로 귀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여전히 “혹시 외계인이 아닐까”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이는 대중의 기대와 과학적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결국 FLIR, GIMBAL, GOFAST 영상은 외계적 비행체의 증거라기보다는 첨단 군사 장비가 만들어낸 착시와 인지 오류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이 영상들은 국방부가 UAP 연구 체계를 정립하는 계기를 제공했고, 대중에게는 ‘미스터리’가 어떻게 ‘기술적 설명’으로 전환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았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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