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은 인간 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보편적 행위이다. 단순히 도덕적 위반이나 부정적 행위로만 규정하기에는 그 기능과 맥락이 너무나 다양하다. 거짓말은 자기보호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집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방식으로 작동한다. 특히 디지털 사회가 도래하면서 거짓말은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SNS라는 공간은 자기표현과 관계 관리의 장이자, 동시에 끊임없는 비교와 평가가 이루어지는 무대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관리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때로는 진실을 가리거나 왜곡함으로써 원하는 관계를 유지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거짓말을 활용하며, 이는 디지털 관계의 성격과 구조에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아동기의 거짓말을 살펴보면 성별에 따른 차이가 이미 드러난다. 남아는 주로 행동을 부정하는 방식의 거짓말을 사용한다. 예컨대 “안 때렸어”와 같은 표현은 자신의 행위를 숨기려는 목적을 가진다. 반면 여아는 감정을 은폐하는 거짓말을 더 자주 사용한다. “안 울었어”라는 말은 내면의 정서를 감추고 타인에게 다른 인상을 주려는 시도이다. 이러한 차이는 성장 과정에서 점차 뚜렷해지며, 청소년기와 성인기에 이르러 SNS라는 새로운 매체 속에서 더욱 복잡한 형태로 나타난다. 청소년은 독립적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인정 욕구와 관계 유지 욕구가 강하게 작동한다. 따라서 SNS에서 자신을 과장하거나 감정을 숨기는 거짓말을 통해 또래 집단 속에서 위치를 확보하려 한다. 성인기에 이르면 거짓말은 보다 전략적이고 계산된 방식으로 사용된다. 자기 이미지 관리, 사회적 지위 확보, 관계 유지라는 목적을 위해 거짓말은 필수적인 도구가 된다.
SNS에서 거짓말은 몇 가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자기표현의 수단이다. SNS는 개인이 자신의 이미지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 자유는 동시에 압박을 동반한다. 타인의 시선과 비교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이게 하려는 욕망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거짓말은 긍정적 인상을 형성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 둘째, 관계 유지의 기능이다. 친사회적 거짓말, 즉 상대를 배려하기 위한 거짓말은 관계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예를 들어 상대의 게시물에 진심으로 공감하지 않더라도 “좋아요”를 누르거나 긍정적 댓글을 남기는 행위는 관계를 지속시키는 사회적 윤활유 역할을 한다. 셋째, 사회적 생존의 기능이다. SNS는 끊임없는 소통과 반응을 요구하는 공간이다. 소외에 대한 두려움, 즉 FOMO(Fear of Missing Out)는 사람들로 하여금 거짓말을 하게 만든다. 자신이 실제로는 참여하지 않은 활동을 했다고 말하거나, 감정적으로 힘들어도 괜찮다고 표현하는 것은 집단 속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남성과 여성은 이러한 거짓말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다. 남성은 행동 중심적이고 경쟁적 성향을 반영하는 거짓말을 더 자주 사용한다. SNS에서 자신의 성취를 과장하거나 지위를 강조하는 방식은 교량적 네트워크, 즉 넓은 연결망을 확장하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이러한 과장은 신뢰 손실의 위험을 동반한다. 반면 여성은 감정 은폐형 거짓말을 통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SNS에서 “괜찮아”라는 표현은 실제 감정을 숨기지만, 관계의 조화를 위해 사용된다. 이는 결속적 네트워크, 즉 친밀한 관계망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동시에 자기표현의 진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 결국 남성과 여성 모두 거짓말을 통해 관계를 유지하려는 사회적 생존 전략을 구사하지만, 그 방식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사회심리학적 요인을 고려하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자기표현 욕구는 남성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인상관리적 거짓말은 남성이 SNS에서 자신의 성취와 능력을 과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여성은 대인관계 성향이 거짓말과 더 밀접하게 연결된다. 감정을 숨기거나 상대를 배려하는 거짓말은 여성의 관계 유지 욕구와 맞닿아 있다. 또한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성별과 무관하게 SNS 거짓말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이다. 누구나 집단 속에서 배제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이는 거짓말을 통해 자신을 집단에 맞추려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몇 가지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이론적으로 거짓말은 디지털 관계에서 성별에 따라 다른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 남성은 경쟁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여성은 정서적 안정과 관계 조화를 위해 거짓말을 활용한다. 실천적으로 SNS 플랫폼은 성별 특성을 고려한 관계 관리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감정 표현을 지원하거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다면, 거짓말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윤리적으로 거짓말은 관계 유지에 기여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신뢰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거짓말의 사회적 기능을 인정하되,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SNS에서의 거짓말은 단순한 기만이 아니라 성별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사회적 생존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남성은 경쟁적이고 행동 중심적인 거짓말을 통해 넓은 네트워크를 확장하려 하고, 여성은 정서적이고 관계 중심적인 거짓말을 통해 친밀한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이러한 차이는 디지털 사회에서 성별에 따른 관계 형성과 유지의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거짓말은 인간 사회에서 불가피한 행위이며, 디지털 시대에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도덕적 판단을 넘어, 사회적 관계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