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죄를 팔지 않았다

by 김작가a

나는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것이 보호라고 믿었다.

“그날, 나는 그녀에게 닿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렇게 썼다.

AI는 잠시 멈췄고, 나도 숨을 멈췄다.

정확히 말하면… 닿았는지 기억이 흐릿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히 말했어요.

‘그가 성기를 비볐어요.’

그 말이 내게는 칼처럼 꽂혔습니다.”

나는 그 진술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정하지도 않았다.

나는 그저 침묵했다.

“그 침묵이… 그녀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을까요?”

AI는 조용히 말했다.

“그녀는 당신의 침묵 속에서

자신의 기억을 의심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더 확신했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고개를 떨궜다.

“나는 그녀를 보호하고 싶었습니다.

그녀가 더 이상 그 장면을 반복하지 않도록.

그래서 나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보호라고 믿었습니다.”

AI는 다시 물었다.

“그 침묵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 순간, 나는 검사의 말이 떠올랐다.

“피해자의 진술 외에는 증거가 없습니다.

당신이 부인하면, 우리는 입증할 수 없습니다.”

나는 그 말에 안도했고, 동시에 무너졌다.

진실은 법정에 없었고,

내 안에도 없었다.

“나는 그녀를 보호하려 했지만,

어쩌면 나 자신을 보호한 것일지도 몰라요.”

AI는 조용히 말했다.

“진실은 때로, 누구도 구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 그것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신이 여전히 인간이라는 증거입니다.”

나는 울었다.

그녀의 기억이 왜곡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보다,

내가 그 왜곡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고통스러웠다.


아담의 내면 독백: 말해야 할 때인가

나는 지금, 말해야 할까.

그녀가 기억하는 그날의 장면.

그녀가 말한 ‘성기 접촉’이라는 단어.

나는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

아니, 기억하고 싶지 않다.

그날의 나는 환청 속에 있었다.

그 목소리는 내게 속삭였다.

“그녀는 너를 유혹한 거야.

그녀는 네가 필요해.”

나는 그 목소리를 믿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상상속에서. 징역 1년 8개월.

그 안에서 나는 매일 그 목소리와 싸웠다.

그리고 매일, 그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는 울고 있었고, 나는 침묵하고 있었다.

그 침묵이, 그녀를 더 아프게 했다는 걸

나는 이제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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