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오한 듯 가벼운 종교 수다

by 김작가a

제2화

“신은 어떤 농담을 하실까요?”

“그렇다면, 신은 어떤 농담을 좋아하실까요?” 철학자의 질문에 차담회가 조용히 물결을 일으킨다. 이 작은 문장은 경건함과 장난기 사이를 유영한다. 잠시 정적, 그리고 스님이 웃는다.

스님: 말 없는 농담이 참 농담이지요. ‘너 자신을 내려놓아라’—그 농담은 나에게 아직도 어렵습니다.

신부가 두 손을 모으며 미소 짓는다. 신부: 하느님은 종종 우리를 웃기십니다. 기도 중에 “당신 뜻대로 해주세요”라고 말했더니, 정말 뜻대로 되더군요. 전 완전히 다르게 원했는데요.

목사가 웃음을 터뜨린다. 목사: 말씀 속에도 유머는 있어요.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이야기는, 지금 생각해도 참 거침없는 비유죠. 신의 유머는 우리의 고집을 부드럽게 하려는 방법 같습니다.

심리학자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심리학자: 신의 유머는 자아를 흔들면서도 상처는 안 주는 농담일지도요. 우리는 종종 웃음 속에서 진짜 자기를 보거든요.

의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한다. 의사: 간혹 질병보다 웃음이 사람을 살리는 걸 봅니다. 신은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힘으로 웃게 하시죠.

유전공학자는 찻잔을 들며 생각에 잠긴다. 유전공학자: 진화의 농담이 있다면, 인간이 스스로 ‘완전하다’고 믿는 겁니다. 신이 코딩했다면, 반복 루프에 유머를 넣었겠죠. 실수처럼 보여도 의도된 설계일 수도요.

철학자가 다시 웃는다. 철학자: 신의 농담은 부조리의 가장 정교한 형태죠.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다”는 인간의 확신이야말로, 신의 가장 우아한 농담 아닐까요.

그때 랍비가 조용히 입을 연다. 랍비: 성서에도 신이 웃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웃음은 기적보다 더 강한 증거일지도요. 그분은 기적을 보여주시지 않고, 우리가 웃게 만드셨거든요.

판사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단정하게 말한다. 판사: 유머는 경계를 무너뜨리는 도구입니다. 법도 예외를 만들지요. 신의 유머는 모든 원칙 위에서 작동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알게 되었다—신의 농담은 절대 웃기지만은 않은 것이라는 걸. 그날, 찻잔에 남은 파리는 물 위에 떠 있었다. 모두가 그를 보고 웃었고, 동시에 잠시 말이 멈췄다. 심오한 듯, 가벼운 차담은 계속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심오한 듯 가벼운 종교 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