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관람하다 보면 관중석으로 파울볼이 날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외야석에서 관람하는 경우라면 홈런볼이 날아오기도 할 것이다. 그때 어른이 그 공을 주으면, 압도적 다수의 관중들이 그 어른을 가리켜 (장난식으로) 일제히 손가락질하며 이구동성으로 ‘아주라(어린이에게 공을 주세요, Give the ball to the children near you의 경상도식 말투)’라고 반복해서 크게 외치는 놀이이다.
필자는 목격한 적이 있을 뿐 당해 보지는 않았지만, 당하게 되면 상당히 당황스럽게 되고 결국은 웃으면서 주변의 어린이에게 공을 건네주게 되는데, 그럴 경우 그 아이의 부모님이 그 어른에게 정중히 감사 인사를 하는 프로토콜로 이 의식은 종료된다.
나름의 놀이이고, 문화이다.
아주라 놀이를 당하는 사람이 만일 서울 사람이라면 꽤 당황한 경우도 있었을 법도 하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아주라 놀이를 하다가 싸우는 사람은 한 번도 목격되지 않았다.
아주라 놀이의 결과, 공을 건네받은 그 ‘아이’는 세상에 눈을 뜨게 되고, 롯데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간직한 채 성장하게 된다. 그 장면이 생생히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야구장에서 추억을 선물 받았다는 부모님이나 삼촌, 언니, 형의 말씀을 전해 들을 수도 있으니까...
특히 그 아이가 나중에 커서 롯데 팬이 된다면 그 이후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응원할 수 있는 찐 팬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승패를 떠나 아주라 놀이를 보고 경기 자체를 즐기는 것도 롯데자이언츠 야구의 묘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