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스는 7인승 차량으로 2018년 단종된 기아의 MPV(Multi-purpose Vehicle)다. 2018년 3세대 모델로 단종되기 전까지 국내 MPV 부문에서 패밀리카로 꾸준한 인기를 끌었던 차량이다. 그렇게 단종된 줄로만 알았던 카렌스가 최근 부활 소식을 전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단종된 차가 부활이라니 어떻게 된 일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새롭게 부활한 카렌스는 작년 12월 16일 ‘기아 카렌스 월드 프리미어’ 영상을 통해 공개되었다. 카렌스 부활은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가 된 만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씨드를 기받으로 했던 3세대 카렌스 흔적은 단 1%도 없이 기아의 최신 디자인 룩을 입은 카렌스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신형 카렌스는 MPV임에도 불구하고 SUV로 착각할 만한 자태를 갖추고 있었다. 외장 디자인에 기아의 최신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과감한 캐릭터 라인과 풍부한 볼륨감이 들어갔기 때문인 듯했다.
다채롭게 구성된 파워트레인도 인상적이다. 신형 카렌스는 1.6리터 자연흡기 엔진, 1.4리터 터보 엔진, 1.5리터 디젤 엔진과 함께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6단 자동변속기로 구성되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여기에 6-에어백, 전자식 자세제어, 샤시 통합 제어 시스템, 경사로 주행 보조 장치,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를 갖춰 동급 최고의 안전 사양을 갖췄다.
내장 디자인은 모든 탑승객들이 차량의 기능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국내 기아차에도 근간이 되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 중 하나인 ‘이유 있는 즐거운 경험’의 영향이었다.
조수석 앞 대시보드에 넓게 펼쳐진 고광택 블랙 패널은 내비게이션 화면과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센터패시아는 운전자에게 편리한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시트 전체에 고르게 조화시킨 소재·패턴·색상은 비행기 좌석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이외에 1열 팝아웃 컵홀더·트레이, 2열 쿨링 캔 홀더, 2열 접이식 등받이 테이블 등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해 최적의 실용성을 자랑한다.
이 밖에 기아 커넥트(유보), 무선 업데이트(OTA), 10.25인치 내비게이션 화면, 시트 등받이 공기 청정기 등으로 동급 최고의 안전·편의 사양도 갖추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2열 원터치 전동 더블 폴딩 기능이다. 동급에선 보기 드문 기능으로, 3열 출입을 돕고 화물 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많은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안타까운 소식이 있다. 신형 카렌스는 인도 시장 전용 모델로 개발한 차량으로 국내 출시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 전량 기아 인도 공장에서만 생산해 셀토스, 소넷에 이어 인도 시장에 세 번째로 대량 판매에 나선다.
하지만 미래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는 법, 한국에 들어온다는 가정을 두고 신형 카렌스의 가격과 품질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먼저 가격이다. 현지 판매 예상 가격은 89만 9000~169만 9000루피로, 한국에 들어온다면 각종 인증을 거친다면 최상위 트림 기준 3,000만 원대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사실상 거의 투싼 가격과 비슷한 셈이다. 셀토스 보다 비싸고 투싼과 비슷할 수 있는 가격, 일단 가격 메리트가 사실 좀 떨어진다.
마지막 품질이다. 우선 낙제점이라는 말부터 써야 될 듯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2022년형 카렌스가 최근 인도에서 진행된 글로벌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 ‘글로벌 NCAP(Global New Car Assessment Programme)’에서 별 3개(5개 만점)를 받았다.
특히 전면 충돌 테스트가 기대에 못 미쳤다. 64㎞/h의 속도로 충돌한 결과 운전자와 앞자리 동승석에 탑승한 승객의 부상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나며 보디셸 온전성 ‘불안정’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NCAP가 카렌스 안전성 평가 결과를 공개할 때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당시 사무총장은 “다른 국가에서 보통 별점 5개를 받는 기아가 인도에서 이러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경쟁 차종인 인도 자동차 업체 마힌드라의 XUV 700이 성인과 아동 탑승자 보호에서 각각 별점 5개, 4개를 받았다며,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안전성에서 낙제점이라니 충격적이다. 국내 미출시 모델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결과에 한편으로 ‘동남아시아 국가에 출시할 차라는 이유로 기아에서 안전성 부분에 소홀히 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분명한 건, 인도 현지에서도 이 테스트 결과를 모를 리 없다는 것이다. 기아자동차 입장에선 뜻밖의 암초를 만난 셈인데, 과연 어떻게 이 문제를 수습할지 기아차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