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줄이기에 주력하면서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친환경 시도에 나서고 있다. 전기, 수소 연료 부문에 집중되었던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자동차 내장재까지 친환경차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업계 분위기와 달리, 소비자들은 친환경 내장재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먼저 BMW는 내년 비건 인테리어가 적용된 BMW와 미니(MINI)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비건 인테리어를 통해 차량 생산의 지속가능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인테리어에는 가죽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소재가 적용될 예정이다. 동물성 원료는 젤라틴, 페인트에 포함된 라놀린 및 여러 왁스 물질 등 보이지 않는 부분에만 사용한다.
벤츠의 경우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인 더 뉴 EQC의 고품질 실내 패브릭 소재가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들어졌으며, 재활용 플라스틱 재료가 엔진룸 커버 등 다양한 부품에도 적용돼 있다. 순수 전기 콘셉트카인 '비전 EQXX’ 역시 친환경 소재로 채웠다. 도어 손잡이는 생분해가 되는 바이오 스틸 섬유로 제작했고, 시트에는 버섯과 선인장으로 만든 인조 가죽을 썼다. 이 밖에도 2039년까지 폐어망과 페트병 등을 활용해 만든 재활용 소재 적용 비율을 평균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포드는 2022년형 포드 브롱코 스포츠에 해양 플라스틱 100% 재활용해 만들어진 부품을 적용한다. 재활용 해양 플라스틱을 이용해 자동차의 와이어링 하네스를 고정하는 ‘하네스 클립’을 만든다. 이 부품은 충돌시 사이드/커튼 에어백에 전원을 공급하는 배선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수입차 업체에 비하면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은 한발 앞서 적용을 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의 실내 천장 마감재와 플로어 매트, 플로어 카펫 등을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페트(PET) 원사가 포함된 원단으로 제작했다. 트림과 도어 스위치, 크래시패드 마감은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을 함유한 페인트를 사용했다.
최근 판매되기 시작한 아이오닉 6는 내·외장에 수명이 다한 폐타이어 재활용 도료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도료로 도색을 했다. 이밖에 친환경 공정으로 가공된 가죽과 재활용 플라스틱 원단을 사용한 시트,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바이오 플라스틱 스킨을 입힌 대시보드, 바이오 페트 원단으로 제작된 헤드라이너 등도 사용되었다.
가아의 EV6는 도어 포켓과 플로어 매트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로 제작했다. 차량 한 대에 적용된 친환경 소재는 500㎖ 페트병 약 75개에 해당된다. 지난 2022 부산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된 EV9 콘셉트에는 해양을 오염시키는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했다. 바닥재는 폐어망을 재활용을, 시트커버는 플라스틱과 양모 섬유를 재사용했다. 대부분의 내장재엔 비건 가죽이 사용됐다.
한 자동차 관계자는 친환경 소재 사용에 대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환경에 관심이 증가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효과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과연 실제 소비자 반응도 이와 같았을까?
반응들을 살펴보면, ‘친환경을 이유로 차 값 거품 더 심해질 것 같다.” “식물은 몰라도 폐그물이나 페트병 활용한 것까지 친환경으로 보는건 무리수 아닌가?” “사용 가치가 없는 물건을 손질한 거라면, 친환경이 아니라 재활용이나 업사이클이 맞지 않나?” “친환경도 좋지만, 시트는 가죽이 고급스럽고 예쁘지” 등 부정적인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물론 친환경 내장재 사용 취지는 좋았다. 그런데 실상은 기업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시작점이 된 반면, 정작 전기차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별로라는 반응이 많다. 이렇게 되면 친환경 내장재 사용은 누굴 위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