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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Sep 27. 2022

"다 이유가 있지" 한국만 오면 주행거리 짧아지는 이유

수입 전기차가 국내에 들어오면 대부분의 경우 주행 가능 거리가 줄어든다. 유럽 세계 표준 자동차 시험 방식(WLTP) 기준으로 1회 완충 시 400~500km 가능하다던 전기차도 정작 국내에서 인증된 주행 거리를 살펴보면 100km는 줄어들어 있다.


뭐가 진짜일까? 왜 국가마다 주행 가능 거리가 상이한 걸까? 소비자는 어떤 수치를 온전히 믿고 전기차를 운행해야 하는 걸까?


유럽, 미국, 한국 중
뭐가 진짜일까?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주로 쓰는 주행거리 인증 기준은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유럽 세계 표준 자동차 시험 방식(WLTP) 등 두 가지로 나뉜다. 국내 환경부 또한 EPA 기준을 많이 참고하여 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 WLTP는 측정 기준이 과하게 관대하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악명이 높다. 

©다키포스트

예를 들어, 차량 별로 주행 가능 거리를 비교해 보자. 우선 기아의 니로(64kWh)는 WTLP 기준 453km 주행 가능하고, 국내 기준 385km 주행이 가능하다. 테슬라 모델 3(75kWh)는 WTLP 기준 560km, 국내 기준 446km 주행 가능하다. 또한 현대의 아이오닉 5(73kWh)는 WTLP 기준 550km, 국내 기준 429km 주행 가능하다. 이 수치만 보더라도 WLTP와 국내 환경부의 측정 기준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측정 방식이 어떻길래
이렇게 다를까?

WLTP의 측정 방식은 여름철 기온을 적용하여 평균 48km/h의 속도로 배터리 충전 상태(SoC)가 100%에서 0%가 될 때까지 차량이 주행한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때 여름철 기온부터, 도로 상황, 운전 성향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PA의 측정 방식은 차량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시킨 후 하루가 지난 뒤 1. 동력계 위에서 도심 시뮬레이션을 작동시켜 배터리 100%에서 방전될 때까지 측정, 2. 동력계 위에서 고속 주행 시뮬레이션을 작동시켜 배터리 100%에서 방전될 때까지 측정을 한 뒤, 1과 2의 평균 값에 0.7 계수를 곱한다. 0.7을 곱하는 이유는 전기차 이용 시에 냉, 난방 등을 배터리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국내 환경부 측정 기준은 EPA의 측정 방법을 5번 반복해서 나온 값을 시내, 고속 및 급가속, 에어컨 가동, 외부 저온 환경에 따른 ‘5-사이클’ 보정식에 대입해 복합 연료 효율을 산출한다. 따라서 대부분 미국보다도 주행거리가 짧다.


위 3가지 측정 방법 중 국내 환경부 측정 기준이 가장 타이트하다. 그 탓에 실제 전기차를 운행하는 오너들의 평가도 갈리는 양상이다. “국내 인증 거리는 너무 짜다”와 “실질적인 주행 거리가 가장 유사하다”가 그것이다.


전기차 살 때 스펙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르게

국내의 도로 상황과, 운전 문화, 4계절의 기온 변화 등을 고려하면 환경부 기준이 가장 정확함에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개개인마다 전기차를 사용하는 용도도 매우 다양하므로 환경부 측정치가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전기차를 도심 출, 퇴근 용도로만 사용하면서 저속 주행 위주, 장거리 운행이 거의 필요 없는 운전자라면 오히려 국내 인증 거리보다 WLTP의 인증 거리를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WLTP는 동력계에서 측정하는 국내와 달리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해 거리를 측정하기 때문에 보다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달리, 데일리 카로 사용하되, 장거리 운행을 하거나, 캠핑 또는 드라이브 등의 차를 이용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보다 타이트한 기준으로 측정된 국내 환경부 인증 거리를 참고하면 되겠다.


도로 위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같은 모델이어도 주행 가능 거리가 상이할 수 있다. 따라서 안전하게 전기차를 운행하기 위해선 본인의 차량의 주행 거리를 파악해 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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