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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Oct 08. 2022

“진짜 아쉽네” 더 이상 신모델 못 보는 최장수 경차?

경차는 대한민국의 제도적, 환경적 특성상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차종 중 하나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경차 라인업을 보면 모닝, 레이, 캐스퍼 그리고 스파크가 경쟁하고 있다. 이 중 대우 시절부터 시작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모델인 스파크가 지난 9월을 마지막으로 생산이 중단된다는 소식이다.


경차 국가대표 스파크(구 마티즈)

스파크는 2011년 한국지엠의 쉐보레 브랜드 도입에 따라 마티즈와 차명을 통합하면서 올해까지 24년째 생산을 이어 온 국내 최장수 경차다. 이처럼 경차의 대명사라고도 할 수 있는 스파크의 전신은 1998년 대우에서 출시된 마티즈이다. 마티즈 또한 티코의 자리를 이어 받은 모델이었으니 크게 보면 스파크의 뿌리는 그만큼 깊다고 할 수 있다.

1세대 마티즈는 돌풍을 일으키며 높은 인기를 구사했다. 마티즈의 인기 비결로 꼽히는 요소 중에는 곡선형의 차체와 동글동글한 외모, 그리고 무채색 계열이 주를 이뤘던 당시 자동차들과 달리 시선을 사로잡는 골드 컬러 등이 있었다.


마티즈는 800cc 직렬 3기통 엔진을 탑재해 7.3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했으며 복합 연비는 리터 당 22.2km를 기록했다. 이후 1세대 마티즈는 한 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2005년 출시된 올 뉴 마티즈로 교체되었다.


올 뉴 마티즈는 기존 스즈키 알토 플랫폼에서 탈피해 GM 감마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다. 실내의 경우 센터패시아 중앙에 계기반을 적용해 당시로서는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특징이었다. 2008년부터는 경차의 배기량이 1,000cc 미만으로 상향되면서 소형차로 분류됐던 모닝도 경차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모닝과 본격적인 경쟁 체제를 확립한 모델이기도 하다.

2009년에 출시된 3세대 마티즈는 바뀐 경차 기준에 맞춰 차체와 엔진 배기량을 키웠다. 차체 강성을 개선하여 줄곧 지적받아온 안전성도 보강했다. 또한 전면 헤드라이트가 상대적으로 커졌으며 2열 도어 캐치가 히든 타입으로 설계됐다. 국내에서는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가 한국GM이 출범하면서 2012년형부터는 이름이 쉐보레 스파크로 변경되었다.


마지막으로 2015년, 현행 4세대 모델인 더 넥스트 스파크가 출시되었다. 기존 스파크 대비 전고를 36mm 낮춰 스포티한 자세를 연출하고, 휠베이스를 10mm 늘려 실내공간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또한 쉐보레가 말리부, 크루즈 등의 라인업에 공통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패밀리룩이 적용되었다. 특히 4세대는 충돌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작인 모닝과 비교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판매 부진을 겪으며 2018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스파크를 끝으로 단종 수순을 밟게 되었다.


스파크 단산, 판매는 내년 초까지 유지

한국지엠이 쉐보레 브랜드로 판매하던 스파크의 생산을 종료하기로 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9월을 마지막으로 창원공장의 주력 생산 차종인 스파크를 단산했다. 현재까지 생산해 둔 차량 재고를 고려하면 최대 내년 초까지는 판매가 가능하며 재고 소진 시 스파크는 판매까지 완전히 종료될 예정이다.


한때 한국지엠의 생산량을 책임지기도 했던 스파크는 해마다 판매량이 감소했다. 모델 노후화와 더불어 경차 혜택 감소, 위축되는 경차 시장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내에서 2만 8,935대가 팔린 스파크는 지난해 1만 7,975대로 판매량이 줄었다. 올해는 1~9월까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줄어든 8,974대에 그치는 등 월평균 1000대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로써 1991년 출시된 국내 첫 경차 티코를 포함해 무려 31년 동안 마티즈, 스파크 등 경차 생산을 맡아 온 창원공장에서 스파크는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되었다.


스파크의 바통은 누가 받나?

사실 스파크 단종설은 이미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단종설이 나올 때마다 한국지엠은 이를 부인해 왔지만 스파크를 후속 모델 없이 단산하기로 결정한 것은 SUV와 전기차 중심으로 모델 라인업을 재편하려는 GM 제품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GM 제품 전략에 따라 스파크 외에 국내에서 제작하던 말리부와 트랙스도 조만간 단산한다는 방침이다.


스파크 단산 후 그 빈자리는 쉐보레의 글로벌 전략 차종인 C 세그먼트(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가 대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각에선 마티즈, 스파크가 가지고 있던 장점인 가성비를 계승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장수 경차인 스파크마저 단종되었다. 한국GM 역사의 산증인과도 같은 스파크가 단종됨에 따라 차세대 전략 차종과 전기차 라인업이 그 공백을 채울 것이다. 과연 한국GM은 이를 통해 점유율과 영업이익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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