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어제(19일) 새벽, 롤스로이스가 스펙터를 공개했다. 스펙터는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로 먼저 출시 된 팬텀 쿠페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에 출시한 모델은 롤스로이스가 203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완전히 멈추겠다는 계획을 세운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전기차라 의미가 남다르다.
대배기량과 웅장한 사이즈를 가진 차가 주로 떠오르는 롤스로이스가 만든 전기차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먼저 스펙터의 크기부터 살펴보면, 전장 5453㎜, 전폭 2080㎜, 전고 1599㎜ 그리고 휠베이스는 3210㎜다, 공차 중량은 무려 3톤에 가까운 2975㎏다.
외관 디자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루프라인’이다. 지붕부터 후면까지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라인은 고급스러운 측면 실루엣을 완성한다. 또한 A필러부터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롤스로이스 사상 최대 단일 패널에 장착된 후면부 테일 램프는 특유의 테이퍼링 형태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23인치 휠을 양산형 2도어 쿠페 모델 최초로 장착해 5.5m에 가까운 커다란 차체 크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롤스로이스 팬텀 쿠페의 감성이 묻어나는 전면부는 브랜드 사상 역대 가장 넓은 그릴과 교차하는 분리형 헤드라이트가 적용되었다. 이는 스펙터의 거대한 크기와 2미터에 달하는 전폭을 강조한다. 막혀있는 그릴 안쪽은 22개의 LED 조명이 있다. 주간 주행등과 헤드 램프는 위, 아래 따로 배치되어 있다. 했다. 특히 얇은 바 형태로 된 주간주행등이 그릴과 붙어 있어 미래 지향적인 느낌과 함께 차 폭이 원래 사이즈보다 더 커보이는 효과를 준다.
또한, 원활한 전면부 공기 흐름을 위해 완만한 각도로 설계된 판테온 그릴과 총 830시간의 디자인 작업과 윈드 터널 테스트를 거친 끝에 탄생한 환희의 여신상이 적용됐다. 덕분에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낮은 항력 계수인 0.25Cd를 달성했다.
측면 하단부는 ‘와프트 라인’을 적용해 복잡한 장식 대신 부드러운 라인과 가벼운 표면 마감으로 마무리했다. 롤스로이스는 이 부분을 요트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반짝이는 차체 표면은 레이싱 요트 선체가 물을 가를 때 수면을 반사하는 것처럼 차량 아래 도로를 반사시켜 역동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최근 가전제품 뿐만이 아니라 차량 디자인에 비스포크 디자인이 적용된 것을 어렵지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스펙터의 실내 공간에도 비스포크 디자인이 적용됐다. 4796개의 별을 코치 도어 안쪽에 새겨 넣은 '스타라이트 도어'와 5500개의 별무리, 스펙터 네임 플레이트로 이루어진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는 어두운 밤하늘에 별들을 보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센터페시아 시계의 다이얼 색깔은 자동차 실내 컬러에 맞춰 주문 가능하다. 영국의 맞춤식 정장에서 영감을 얻어 새롭게 디자인 된 앞 좌석 시트의 일부분 또한 원하는 색상으로 바꿀 수 있다.
이 밖에도 스펙터의 실내는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럭셔리 아키텍처가 적용되었다. '스피릿(SPIRIT)'이라 불리는 이 기능은 자동차 기능 관리는 물론, 롤스로이스 '위스퍼스' 앱과 연동되기 때문에 원격으로 자동차와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운전자는 이를 통해 브랜드 럭셔리 전문가들이 선별한 실시간 정보도 제공 받을 수 있다.
압출 가공 알루미늄 섹션과 차량 구조에 통합된 배터리로 스펙터의 내부 강성은 기존 롤스로이스 차량 대비 30% 향상됐다. 이 때 700kg에 가까운 배터리는 흡음재 용도로 활용된다.
롤스로이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스펙터는 1회 충전 시 최장 418km를 달릴 수 있다. 파워트레인 성능은 최고 출력 577마력에 최대 토크는 91.0kg*m다. 제로백은 4.4초이며 최고 속도는 250km/h로 제한된다. 다만 롤스이스는 아직 스펙터의 주행 테스트가 아직 진행 중에 있는 만큼, 주행 성능 데이터는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 된 스펙터는 롤스로이스 역대 최고의 커넥티드 성능을 갖춘 모델이다. 혁신적인 ‘탈중심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1,000개 이상의 차량 기능이 서로 유연하게 정보를 교류해 디지털 경험 및 브랜드 특유의 승차감을 향상 시켜 준다. 롤스로이스의 숙련된 엔지니어들에 의해 디지털 설계 작업은 전 세계의 첨단 성능 시험장과 실제 공도에서 250만 km에 달하는 테스트 프로그램을 거치며 진행되었다.
스펙터에는 롤스로이스가 자랑하는 뛰어난 승차감을 선사해줄 ‘플레이너 서스펜션’도 탑재된다. 수 개월간 테스트를 거친 끝에 완성된 이 서스펜션은 최신 소프트웨어, 고속 프로세싱 능력 및 신형 하드웨어를 통해 여러 시스템을 조화롭게 조율하고 운전자의 상황 및 도로 환경에 정확하게 반응한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위성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받아 전방에 굽은 길을 확인한 즉시 서스펜션 댐퍼를 강화하고, 사륜 조향 시스템 작동을 준비해 수월한 코너 진입 및 이탈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코너링 중에는 18개가 넘는 센서가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서, 다양한 변수를 조절해 차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다.
팬텀 쿠페의 후계자로 알려진 스펙터의 가격은 아직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선 스펙터의 가격을 5억 원 대의 컬리넌 SUV와 6억 5,000만 원의 팬텀 세단의 사이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재 주문이 가능한 스펙터는 내년 4분기 무렵에 첫 고객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다.
대배기량에 고출력 차량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한 롤스로이스마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로써 전기차는 브랜드를 막론하고 자동차 산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위해 뛰어들어야 할 부문임을 말해준다. 과연 전기차 시장에서 롤스로이스가 제시하는 미래는 어떤 것일까? 이번에 공개된 스펙터를 포함해 앞으로 롤스로이스가 출시할 전기차 라인업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