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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키포스트 Dec 05. 2022

"5시리즈 5천 후반" 다급한 브랜드들, 신차 폭탄할인

고금리, 경기불황에 소비위축 우려
신차 생산량 정상화와 계약취소에 따른 재고비상
제조사 할인 정책으로 소비위축 완화 유도

최근 경차 판매량이 급상승하며 그 배경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경차 판매량은 12만 2천여대에 이른다. 작년 동일 기간 8만 9천대와 비교하면 무려 37.7%나 증가한 것이다. 요즘 경차는 싸구려라는 인식을 탈피하는데 성공했다. 사고 위험을 줄이는 첨단 안전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가고 트렌드에 알맞게 클러스터, 센터디스플레이 등 디지털 파츠가 대거 적용되었다. 물론, 가격 역시 인상돼 소형~준중형 모델의 기본 트림과 겹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이번 경차 판매량 증가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불황을 지목한다. 원래 2023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입은 타격이 회복되는 시기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여파로 에너지, 물류, 금융 등 핵심 산업에 악영향을 주는 바람에 역으로 깊을 수렁으로 빠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경기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를 고스란히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무리해서라도 신차를 구매하기보다 '이동수단'의 성격이 강조된 합리적인 구매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번 경차 판매량 증가는 이를 대변한다. 또, 현대차와 기아 역시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고 경차의 상품성을 계속해서 개선 중이다. 점차 축소되던 경차 라인업이 다시 부활한 것이다.


[글] 이안 에디터


한편 경차마저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정확히는 신차 계약을 넣었다가 취소하는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신차 구매시 할부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금리는 10%에 가깝다. 국내 주요 캐피탈사의 최저금리는 6.7~10.5%에 이른다. 예를 들어 4천만원 상당의 신차를 구매하면 최대 400만원 정도를 더 내야하는 것이다.


이 정도 금액을 감수하고 신차를 구매하기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기 마련이다. 차라리 원래 타던 차를 좀 더 운용하다 금리가 낮아지면 구매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한다. 또, 부품수급 정상화에 따른 신차 생산물량이 점차 늘고 있어도 여전히 오래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계약취소의 원인이 된다.

캐피탈사 역시 부담스러운건 마찬가지다. 조달금리가 오르는 바람에 자금경색이 발생해, 무턱대고 할부 승인을 내줄 수도 없다. 그동안 무보증 전액할부가 가능했다면 요즘은 신차가격의 최대 30%에 달하는 보증금을 내야한다. 혹은 아예 승인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국산차 및 수입차 모두 악성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한편 중고차 시장은 다른 의미로 울상이다. 고금리에 중고차 구매마저 끊기면서 재고가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고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일부 수입차의 경우 1달 사이 800만원 넘게 하락했고, 국산차 역시 100~200만원 시세 하락이 발생했다.

제조사와 수입차 딜러사들은 이런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현대차그룹은 얼마전 까지만 해도 대기 물량이 100만대 이상이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추가 수요가 줄어도 1년치 이상 물량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뜻밖의 계약취소가 이어지자, 마냥 두고 볼수 없게 됐다.


수입차 딜러사도 마찬가지다. 연말 판매를 위해 대거 들여온 물량을 판매해야 하는데, 금리인상으로 구매를 망설이는 사례가 급증했다. 특시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기본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지면 소비자들이 느낄 부담역시 크게 증가하기 마련이다. 결국 금리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폭탄세일에 나섰다.

지난 12월 2일 자동차 업계 정보를 취합한 결과, 유독 수입차 할인폭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는 실적 저조 모델을 중심으로 할인을 진행한다. EQS는 최대 943만원 할인이 적용되고, BMW는 주력 모델에 집중했다. 5시리즈는 모델에 따라 990만원 할인이 적용되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5천 후반~6천 중반에 구매 가능하다. 그밖에 X5는 1100만원, X3, X4는 최대 400만원 할인이 이루어진다.


아우디는 간판 모델인 A6의 가격을 최대 1050만원 낮추고, 선호도가 낮은 A6 디젤 사양은 944만원 할인이 적용되어 5천 중후반까지 떨어진다.

국내 제조사는 기본 가격이 낮은 만큼 대폭 할인은 없다. 하지만 금리를 낮추는 식의 행사를 진행해 구매를 포기하는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중이다. 르노코리아는 QM6, XM3 등 주력 모델에 대해 36개월 기준 4.9% 상품을 12월까지 운영한다. 또한 쉐보레는 트래버스에 최대 400만원 구매를 지원하는 한편 2.9% 저금리로 최대 72개월 할부까지 가능하다. 일시불 구매자에 한해선 타호 300만원, 콜로라도 200만원 할인이 적용된다.


쌍용차는 차종에 따라 5.9%~7.9% 할부를, 현대차 캐스퍼는 경차 판매 1위 기념으로 12월 한 달 동안 캐스퍼와 캐스퍼 밴 구매 고객에 한해 100만원 할인을 지원한다. 또, 12월내 계약 및 출고가 이루어질 경우 1년-2만km 바디케어 서비스가 무상 지원된다. 그밖에 아이오닉 5 대기고객이 넥쏘로 전환할 경우 100만원 할인이 적용된다.

지금은 친환경차 판매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내연기관차 구매로 돌아선 소비자들이 많다. 혹은 아예 구매를 포기한 경우도 심심찮게 보인다. 아무리 합리적이고 좋은차라 할지라도 결국 경제적 문제가 해소 되어야 구매로 이어진다. 최소 1년 동안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조사들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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