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하하 창립자 쫑칭호우宗庆后
아파트 안에 생수 자판기가 있어요.
자판기치고 좀 크죠. 저는 이용 안 하지만 다른 주민들은 많이 이용해요. 중국 물은 유럽 물과 마찬가지로 석회 가득이에요. 수돗물 그냥 마시면 스트레칭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몸에 석회 쌓여 뻣뻣해질걸요.
빨간 병뚜껑으로 유명한 농푸산취안 农夫山泉농부산천이에요.
창립자 종샨샨钟睒睒이 세계적 부호라는 것은 유명해요. 보통 2~3위안 정도 살 수 있는 일반 생수에서 한 병에 20위안 넘어가는 고급 생수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가지고 있어요. 중국 생수 시장 점유율 1위의 국민 아니 인민생수라고 할 수 있어요.
1996년 창립, 24년 만에 홍콩증시에 상장하며 시총 한화 약 64조 거대기업을 만든 종샨샨은 와하하哇哈哈 대리점에서 시작했어요. 마윈 등 여러 기업인 고향인 항저우 출신에 흙수저로 절강일보 기자를 거쳐 와하하 대리점 사업을 시작해요. 좋은 머리와 빠른 감각으로 시장 흐름을 잘 파악, 지하수를 정제한 와하하는 단순 정제수에 불과하고 좋은 수원에서 그대로 길어 올린 농부산천은 몸에 좋다는 마케팅 포인트로 중국 사람들의 마음을 빠르게 파고들며 시장을 확대해요.
항저우 천도호와 중국 전역 수질 좋은 곳에 생수공장을 세우며 `자연을 나른다`는 천연수 컨셉으로 농부산천 생수는 건강한 생수라는 인식이 퍼져가요. 만태생물万台生物이라는 바이오 사업과 병행하며 엄청난 부를 창출해요.
한 때 중국 1위 부자 자리에 올랐던 와하하 회장 종칭호우宗庆后는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빨리 대응하지 못했고 레버리지 없이 보유 현금만으로 운영하는 소극적 사업 운영으로 제품군 다양화에 실패해요. 지금은 3,4 선 도시에나 가나 매대 위쪽에 놓이고 1,2, 선 도시 마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저렴한 생수로 전락했어요. 1위안이면 살 수 있는 맛없는 물, 저소득 계층에서나 마시는 물이 되었지만 한 때 와하하는 전 인민이 마시던 물이었어요.
와하하 창업자 종칭호우가 2월 25일 일요일 오전에 사망했어요.
헝겊신布鞋 부호라고 불리며 평생을 검소하게 살았고 중국 개혁, 개방 시기에 성장해 항상 중국 정부와 인민에 감사하다고 한 성실한 한 부호의 죽음에 전 중국이 애도하고 있어요.
와하하 전 제품은 매진이에요. 지금 주문하면 2주 뒤에나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밀려요. 중국 사람들은 와하하 제품을 구매하면서 쫑칭호우를 애도하고 있어요.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에 와하하가 시작한 작은 옛 본사도 있어요. 항저우 문물국에서 쫑칭호우가 와하하를 시작했던 작은 건물을 현대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래요. 건물 앞에 꽃과 와하하 제품으로 쫑칭호우 회장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도 넘쳐요. 마윈이 사망했어도 이렇게 애도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푸얼다이富二代라 그래요. 부자 부모를 둔 2세들이 포르셰,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를 몰고 다니며 억대로 돈 쓰고 사치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해요. 쫑칭호우의 딸 쫑푸리宗馥莉가 그런 행동을 하는 푸얼다이였다면, 쫑칭호우가 명품 신고 다니면 좋은 옷 입고 마구 돈 쓰고 다녔다면, 무분별한 차입으로 문어발식 경영으로 동네상권 코 묻은 돈까지 싹쓸이했으면 이런 존경과 추모는 없었을 거예요.
제가 중국에 15년째 살면서 이렇게 한 기업인의 죽음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언론, 매체에 보도되며 추모받는 것을 처음 봐요. 2015년 이후, 와하하 기업 성장세는 꺾였고 지금은 생수시장 점유 3위 기업으로 빠르게 변하는 음료 시장 트렌드 따라잡아야 하는 팔로워가 되었지만 중국 개혁 개방 시대, 전 인민이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생수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코카콜라, 펩시콜라가 독점하던 중국 콜라시장에 독자 콜라 브랜드 페이창콜라非常可乐를 만들어 콜라독립을 했고, 딴짓,허튼 짓 안 하고 성실하게 일했고, 비행기 이코노미와 기차 이등석을 타고 다닌 쭝칭호우는 이제 영원히 빛나는 하늘 별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