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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펭귄 Dec 13. 2023

드뷔시를 좋아하세요?-피아노 독학 253일 차

한동안 피아노를 등한시하다 작곡 공부가 건반 실력의 부재로 인한 벽에 부딪히면서 피아노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가장 많이 연습을 하고 있는 게 피아노이다. 피아노 자체에 대한 재미와 재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독학이기 때문에 항상 선택권에서 밀려났다는 것. 다른 학원 다니는 종목들을 돈이 아까워서 공부하다 보니 돈이 들지 않는 피아노를 약 3개월 정도를 등한시하니 실력이 퇴보된 것은 당연했다. 그래서 원래는 바이올린 연습에만 적용하던 모든 곡 100번 연습하기를 피아노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아직 레벨이 낮아서 간단한 동요곡이 많아서 100번을 연습한다고 하더라도 곡 길이가 짧아 하루에 약 40번을 연습하는 날도 있었다. 그러나 점점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하루에 25번 정도가 최대이다. 그러니 한 곡을 넘어가는데 약 4일에서 5일 정도 걸리게 되었다. 현재의 목표인 ‘윤쌤의 피아노 교실’ 초중급을 모두 치려면 약 100일이 넘게 남은셈이다. 어느 정도 실력을 쌓고 나면은 다른 학원을 독학으로 돌리고 피아노를 학원을 다닐 생각을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은 현재 상황이다.


현재 학원을 다니고 있는 음악 관련 분야는 기타, 작곡, 보컬 트레이닝인데 여기에 바이올린과 피아노까지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니 쉽지 않다. 게다가 요즘은 연말이라 모임도 많아져 연습실을 가는 날도 많이 줄어들고 있어서 바이올린이랑 기타의 경우도 실력이 늘어나는 속도가 많이 늦어졌다. 안 그래도 전체적으로 슬럼프가 찾아와서 힘들었는데 연습까지 못하게 되니 정체기가 너무 길어지고 있다. 사실 정체기가 길어지면은 그 분야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아서 이럴 때일수록 더 집중을 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피아노가 재미있다는 점이다. 다른 악기는 사실 재밌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을 만큼 울며 겨자 먹기로 배우고 있지만 피아노는 처음으로 적성에 맞는 악기였다. 다른 악기를 미리 배워서 악보를 보는 속도나, 화성학에 대한 이해가 있어서 더 빠른 것도 있겠지만 연습을 더 하고 싶다고 생각은 처음이었다. 아마 최근 작곡 수업에서 피아노 위주의 곡을 쓰기 위해서 연주곡을 많이 듣다 보니 피아노를 연구하다가 정이 들었는지 슬럼프만 가득한 나의 자기 계발에 유일한 희망 같은 존재이다.


현재는 유튜브 채널 ‘윤쌤의 피아노’에서 초중급 단계 40편 중 29편인 투우사의 노래를 연습하고 있다. 악보 자체는 정말 간단해 보였는데 숨은 검은건반이 많아서 익숙해지는데 약 50번 정도 걸렸다. 간단한 곡인데 50번이나 걸리는 걸 보면은 피아노에 대한 재능 자체는 그리 높지는 않은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연습하고 싶어 진다. 요즘은 그나마 집에서 연습할 수 있는 악기인 피아노를 매일 연습하고 있다. 기타나 바이올린은 일주일에 3번에서 많은 면 4번이지만 피아노는 매일 1시간 가까이 치고 있다. 그만큼 재미가 있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 현재는 독학이기 때문에 안 좋은 버릇들이 많이 남아 있다. 집에는 건반만 있어서 페달을 연습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만약 이 상태로 학원에 가서 배우기 시작한 다면 아마 자세교정과 페달 연습만 몇 달이 걸릴지 모른다. 기본기가 무너진 상태에서 쌓는 것이라서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부분인 악보를 읽는 것과 계이름의 위치를 감각적으로 찾는 것은 더욱 오랜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 지금은 독학을 하고 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이 된다.


재미가 있는 일을 취미로 배운다는 건 정말 축복 같은 일이다.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고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재능이 있든 없든 연습을 하는 시간이 재미있는 일을 찾는 것이 취미로는 더 좋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시간을 투자했을 때 실력도 중요하지만 취미기 때문에 그 시간이 뿌듯한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에 들어서 취미라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 되었다. 맨날 똑같은 생활 패턴에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취미이다. 일이 아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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