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위로

위로는 쌓여 따스함이 되고 그 따스함이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준다.

by 김주이

많은 순간 모르는 타인의 위로를 받으며 살아왔다. 그 위로는 쌓여 따스함이 되어 나를 위로해 줬고 그 따스함이 순간순간 나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줬다.



아빠의 혈압이 하루가 다르게 불안정해져 갔다.

수축기혈압이 떨어지고 산소포화도도 떨어져 갔다.

아빠가 계시던 병원은 보호자 상주가 되지 않는 요양병원이었는데, 아빠의 상태가 나빠지자 병원 측에서는 아빠가 처치실에 계시며 보호자와 있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 섰다.


며칠 동안 아빠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엄마가 아빠 곁에 계셨다.

그날 늦은 밤 전화벨이 울렸다.

병원에 있는 엄마의 전화였다.


"주이야. 아빠 혈압이 불안정해."


언젠가 올 수 있는 아빠와의 마지막을 늘 생각해야 했던 우리는 이 순간을 수 만 번 생각했지만 우리가 정말 이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전화를 받는 순간 내가 아빠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 할까 봐 불안했다.

나는 빨리 병원으로 가야 했다.

누구보다 힘들 아빠와 엄마의 곁으로 말이다.


급하게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의 목적지가 요양병원인 30대 여성이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택시에 올라탔을 때 기사님은 이미 나의 상황을 예측하고 계셨을 것이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아픈 보호자구나.

그 사랑하는 사람이 위독하시구나.


나는 슬픔에 에워 쌓여 눈물을 머금고 기사님께 말씀드렸다.


"선생님. 빨리 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오열하고 말았다.

그때 기사님이 조용히 한 마디를 더 건네신다.


"저기. 뒷좌석 의자 뒤에 휴지가 있어요. 편하게 쓰세요."

"감사합니다.."


울음 속에 나는 말끝을 흐렸다.


조용히 티슈를 꺼내 멈추지 않는 눈물을 닦았다. 아무런 온도도 담지 않은 그 휴지 한 장이 따뜻하게 나를 감쌌다. 휴지와 그 휴지를 건넨 기사님의 마음이 나를 달래주고 있었다.


택시는 빠르게 병원 앞에 도착했다.

나는 내려 병원 문을 두드렸다. 병원 문은 잠겨있었다. 보호자가 오는 시간이 아니었다.

나는 호출벨을 눌러 아빠의 성함을 말하고 보호자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병원문이 열리고 나는 급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빨리 아빠 곁으로 가야 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택시기사님이 헤드라이트로 나를 비추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늦은 시간 내가 병원 안으로 안전하게 들어갈 때까지 내 뒤에서 불빛을 비춰주고 계셨다.


나는 들어가는 길 다시 뒤를 돌아보며 깊게 머리 숙여 인사를 한 후 아빠 곁으로 달려갔다.


나는 잘 몰랐지만 많은 순간 모르는 타인의 위로를 받으며 살아왔다. 그 위로는 쌓여 따스함이 되어 나를 위로해 줬고 그 따스함이 순간순간 나에게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줬다.


그날의 택시 기사님의 위로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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