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 Fogelberg / Tim Weisberg [Twin Sons
살면서 솔로 두 명이 함께 했을 때 기가 막힌 시너지를 내 보이는 경우가 있지.
단순히 일 더하기 일이 되는 그렇고 그런 결합 말고 있잖아. 아내와는 늘 그랬으면 바라지만 내가 결정할 사항은 아니야. 그냥 앨범 얘기나 하자구. 그 둘이 당시 서로 외로웠는지는 모르겠어. 약간은 자신의 음악적 색채에 절반만큼의 공허가 있었던지도 모르지. 둘의 접점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아. Dan Fogelberg 댄 포겔버그 아저씨는 그런 포크 가수이고, Tim Weisberg 팀 와이즈버그 아저씨는 플룻 주자인 걸. 그렇지만 닮지도 않은 이들이 같은 수염을 기르고 따뜻한 푸른색의 필터링을 입으니 일면 쌍둥이처럼 보이는 착시가 있어. 댄과 팀이라니, 버그에 버그 돌림이라니. 둘이 서로 눙을 치며 옷자락을 끌어당겼을지도 몰라. 이 정도의 앨범 재킷을 구상할 정도면 함께 작업하며 얼마나 사이가 좋았을까, 그 아찔했을 합일의 순간이 얼마나 전율로 가득 찼을까 상상해 보곤 해.
둘이 함께 한 음악은 완벽히 몇 개의 차원을 넘어서 다른 결이 된 듯이 느껴져. 포크의 따뜻함도, 재즈의 세련됨도, 팝의 친근함도, 락의 사운드도 슬쩍슬쩍 가장 적절한 곳에 살포시 놓여 있는데, 그 정돈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포근했지. 나서야 할 때 슬긋 웃음을 머금고, 빠질 때는 순식간에. 다음은 나의 차례, 맛깔난 음색이 도처에서 함께 춤을.
아이 때 누구나 좋아했던 솜사탕이 떠 올라. 놀이공원을 갈 땐 반드시 한 번은 먹어야 했던 그 솜사탕 말이야. 희디 흰 백설도 좋지만 난 요즘 분홍빛도 좋드라. 어른이 되어 솜사탕 같은 사운드를 듣게 되었어. 그 위에 두둥실 앉아서 마냥 앉아있게 만드는 사운드였지. 솜씨 좋은 편곡으로 여러 악기가 각자의 맛을 내는데 어느 누구도 툭 튀어서 나서질 않아, 솜사탕 뒤에서 숨죽이고 있다가 살짝 뜯어서 입가에 단맛을 전해주고는 다시 사그라지는 듯 해. 이 뭉글뭉글한 밸런스는 인위적인 단맛이 아니라 달직한 향기만 은은히 내어주는 것 같기도 하지.
손에도 없는 솜사탕을 한 조각, 한 조각 시늉으로 가져가며 생각해.
아, 삼십 년 동안 솜사탕을 먹어본 적이 없구나. 음악을 들으며 솜사탕을 생각해. 군침이 돌아. 언젠가 아이가 놀이공원에서 사 먹으면 꼭 삼분지 일을 뺏아먹을 거야.
이 앨범이 너무 빛났었나 봐. 쌍둥이 같이 서로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듬어주는 사운드는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을까.
그 합일의 순간을 어찌 잊을 수 있겠어. 애 궂은 시간이 서로를 갈라놓은 지 17년이 지난 어느 날 둘은 다시 재회하게 되지. 그리고 다시 함께 만남을 미소 지어. 그의 마음이 아마 그의 마음 일거야. 누가 먼저 얘기했는지도 모르게 엄마가 다른 쌍둥이들은 다시 앨범작업에 몰입하지. 두 번째 시너지를 보여주기 위한 고된 시간도 얼마나 즐거웠을까? 음악은 괜찮아. 둘의 밀고 당기는 맛은 여전하지. 아름다운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 위에 적절하게 나서 주는 플룻 소리, 그 위로 댄의 목소리. 그 위에 키보드를 얹고 과자 토핑을 흩뿌려 뜨려.
몇 년 만에 만난 친구와 우린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곤 하잖아? 장난기가 발동할 만하지. 그 옛적 앨범을 떠올리도록 동일한 포즈를 취해 앨범 재킷도 찍어보고 싶었어. 말장난을 치고 싶었나 봐. 이번엔 제목이 [No Resemblance Whatsoever] ‘전혀 닮지 않음’ 이래. 후후, 이런 유치한 아저씨들이라니.
하하호호 나 잡아 봐라 다 늙어 서로 뛰어놀던 아저씨는 석양을 등지고 어깨동무를 했겠지? 가슴에 가득한 감성을 함께 느끼며 한 곳을 나직이 바라보았을 거야. 음악적인 동반자가 늘 내 곁에 있음에, 저 지는 태양에 가슴은 뿌듯함으로 붉게 물들었겠지?
음악 듣는데 분위기 깨서 미안해.
두 번째 앨범을 발매한 후 팀은 댄 아저씨를 계약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대.
솜사탕이 다 녹아 손가락에 덕지덕지 달라붙었어.
Dan Fogelberg Tim Weisberg [Twin Sons Of Different Mothers] 1978년 <Guitar Etude No.3>
https://youtu.be/DSGilVhrWVA?si=DhJXeKbBcYiH7k3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