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예전엔 글을 적는데만 열중했어요. 오늘 생각나는 것을 그대로 글로 옮기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막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라고 소리 지르고 나온 기분이 들어 정리도 되고 나름 개운했어요.
그래서 한동안 글만 쭉 올렸어요. 그래도 자신만의 글을 올리면서 나름 자기 만족하며 좋았거든요. 가끔 글 보러 오시는 몇 분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어요.(지금도 신기해요~ 풉^^) 묘한 거리감이 있었어요. 그렇게 몇 달이 흘렀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제게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 당시 몇 없던 친한 글벗의 모습을 보고 뭔가를 느꼈거든요. 그분은 자신의 글을 너무 잘 쓰시는데도 다른 작가분의 글을 더 열심히 읽으시는 모습을 봤어요. 정작 본인 글 쓸 시간도 부족할 텐데도 다른 작가분 글을 더 집중해서 진지하게 보시더라고요.
그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꼭 저에게 "브런치에서 이렇게 혼자 지내면 같이 안 놀아~"라고 말하는 느낌이 들었어요.(완전 뇌피셜~) 안 그래도 몇 없는 글친구를 브런치에서 잃어버리면 안 되겠다 싶어 다른 작가분 글을 하나 둘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희한한 일이 생겼습니다.ㅎ
한번 읽기 시작하니, 질주하는 열차처럼 무지 읽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종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처럼 느껴질 정도였어요. 이 행복은 '세기'의 정도가 아니라 '빈도'로 다가왔습니다. 각각의 작가분 글에서 그분만의 감정과 생각을 느낄 때, 공감과 친근함까지 느껴졌어요. 그래서 글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읽으라고 하나 봅니다.
오 마이갓! 이건 꼭 봐야 해!!
제가 여러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너무 공감되고 좋았던 기억이 많아요. 그래서 이런 글은 다들 꼭 봐야 한다고 이곳저곳에 추천하고 싶은 맘까지 들더라고요.
1. 내가 느끼기에 좋은 글
어떤 작가분 글을 읽으면 너무 공감되고 좋아 막 소문내고 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이런 글은 꼭 카페에서 나에게만 도란도란 이야기하는듯한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감정이 이입되어 멍하게 빠져 들었어요. 설사 귀신 이야기를 하더라도 진짜, 가짜를 떠나 몸에서 소름이 날 정도로 푹~ 빠져서 진심으로 들을 수밖에 없더라고요.ㅎ
2. 작가의 글마음
저는 글 자체를 잘 쓰던 못쓰던 관계없이 다양한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그 글의 마음을 보려고 노력해요. "주어가 없네, 문단 나누기가 안되어 있네, 표현이 좀 더 매끄러우면 좋겠는데, 예시가 부족한데, 슬픈 이유가 명확하지 않아" 하는 기술(?)적인 부분만 눈에 들어오면 정작 글의 마음을 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그쵸?ㅎ
3. 마음에 드는 글벗의 글
이제는 글벗의 소중함을 더욱 깨달았습니다. 서로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고 의미가 되더라고요. 사람의 관계와 끌림에 관한 '우리'라는 서사를 서로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낯섦을 지나 공감, 환대, 따스함에 기반을 둘 때, 우리는 더 가까워지고, 함께 성장한다고 믿어요.
이제는 알겠습니다.
이제는 글을 적는 것과 더불어 읽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우리는 기쁨과 쾌락의 차이정도는 알죠. 밤에 야식으로 라면을 먹으면 행복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 퉁퉁 분 얼굴로 찾아옵니다. 이 행복은 쾌락에 가깝죠.
내가 좋아하는 글을 읽고 나면 그 행복은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나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결국 '형식'이 아닌 '마음'으로 오는 것 같아요. 글의 껍데기 '형식'이 아닌 글쓴이의 '마음'으로. 그 다양한 마음을 읽고 느끼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