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탑: 구약성서에 있는 이야기로 높고 거대한 탑을 쌓아 올려 하늘에 닿으려 했던 인간들의 오만한 행동에 분노한 하나님은 본래 하나였던 언어를 여럿으로 분리하는 벌을 내렸다. 바벨탑 건설은 결국 혼돈 속에 막을 내렸고, 탑을 세우고자 모인 사람들은 오해와 불신 속에 서로 다른 언어들과 함께 세상 각지로 흩어지게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갑자기 바벨탑 이야기가 나와서 의아하셨나요?ㅎ 사실 이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는 이유가 있어요. 그건 저도 지금 나만의 '바벨탑'을 쌓으려 하고 있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사실 저는 누굴 가르치려는 글은 피하려는 병적(?)인 자기 검열이 있어요. 그런 뉘앙스라도 느껴질라치면 완성된 글을 지우기도 해요. 심지어 답글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쓰다 지우고 반복ㅎ
그런데 요즘 제가 작가님들과 소통하기 시작하면서 관심 가져 주시는 분들이 갑자기 많아지니 어리둥절하면서도 사실 좋았어요. 좋다 보니 간혹 오버해서 답글을 남기기도 하고, 다음에 올릴 글을 생각할 때도 이전 혼자서 적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답니다.
꼭 나만의 '바벨탑'을 올리려는 욕심 내지는 관심을 더 많이 받아야지 하는 오만한 생각까지 들었어요. 결국은 무너질 그 '바벨탑'을 쌓으려는 마음이 내 속에서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 나의 두 가지 모습
저에게는 두 가지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는 보여주는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숨기고픈 모습이에요. 이 두 모습은 제 글에서도 나타납니다. 착하고 밝고 예쁜 모습으로 글에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침울하고 슬퍼하고 지친 모습도 가끔 글로 남기죠.
이 모든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지만, 내 지금 맘과 상관없이 밝고 이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많아요.
마치 신데렐라가 12시 이전과 이후의 모습이 정말 다르듯이 제 모습 또한 12시 이전의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보이고 싶어, 지금의 맘과 상관없는 글을 적으려 해요. 지금 생각나는 느낌이나 감정을 그대로 솔직히 적으면 되는데 이제는 머뭇거리게 돼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 시선이 자꾸 신경이 더 쓰인다고 할까~ 흉내만 내고 있지 않나 싶은 맘이 들어요.
# 그래도 괜찮아.. 그런 모습까지
자연스러운 인사가 좋듯이 내 글이 비록 서툴지만, 자연스럽고 더 솔직하게 적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제 글을 읽어 주시는 작가님과 비록 부족한 글이지만, 글 속에서 두 눈을 마주 보며 편한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을 놓지 않는다면 설사 이쁜 마음이 아닌 어두운 모습도 네버 엔딩 스토리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제 글을 보시더라도 예전처럼 아무 일 없는 듯 제 맘을 솔직히 적고, 나의 감정에 충실한 글을 지금도 계속 쓰고 싶어요. 대부분 브런치 작가분은 그리 하는데 전 아직 잘 못하겠어요.
이번 글을 올릴 때 이전에 없었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계속 따뜻한 글, 남들이 좋아할 글을 먼저 생각하는 나를 보면서 '나만의 바벨탑'을 올리려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전 신데렐라의 두 가지 모습처럼 모든 걸 다 진실되게 모두에게 보여드릴 용기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자기 신뢰에서 나오는 마음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보려고 합니다. 어둡고 아픈 모습까지 제모습이니깐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