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적인 고통과 그것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하여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황정민은 이병헌에게 이런 대사를 날린다.
“몰랐어? 인생은 고통이야.”
그렇다 그 대사처럼 나는 인생은 고통이라고 생각한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왜 우는지 아는가? 편안한 엄마의 양수 속에서 삶이란 고통 속으로 이사 왔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본능적으로 인생은 고통, 혹은 그 시작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학창 시절 우리는 학원 대신 PC방을 가고 싶고, 일찍 등교하는 것 대신 잠을 더 자고 싶다. 군대에 있을 때, 왜 아침 6시부터 사람을 깨워서 고통스러운 체조를 시키는지, 취업을 위한 스펙을 적립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왜 보내야 하는지, 왜 바늘구멍 같은 취업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지, 취업을 하니 왜 고통스러운 아파트 값에 직면해야 하는지…
돌이켜보면 항상 나의 인생은 고통과 함께였다. 나뿐만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니 동서고금을 살아온 그리고 살고 있는 모든 이는 어느 정도 인생은 고통이란 점을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비관론적, 염세주의적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생은 근본적으로 고통’이라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삶은 힘겹다.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취업을 하는 것도, 결혼을 하는 것도, 아파트를 사는 것도. 우리는 이러한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인정하고, 그렇다면 그 고통을 어떻게 인생의 행복과 즐거움으로 승화시켜 살아갈지를 고민해야 한다.
한 정신과 의사의 강의에서 보았던 말인데, 긍정이란 것은 안 좋은 상황에 대해 막연히 ‘잘될 거야,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즉, 그냥 그 상황에 대해 ‘아 그렇구나’라고 있는 팩트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한다. 즉 우리는 ‘거짓 긍정’에 취해 현실을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 오늘부터는 인생은 고통이란 명제를 내 마음속에 새기자. 인정하자. 그리고 나아가자. 이러한 고통과 역경이 나에게 닥쳐도 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잘 극복하겠다. 이러한 마음 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 보자.
두려움은 그냥 두 눈 부릅뜨고 직시하면 된다. 직시하면 그 안에서 해답을 찾든, 다른 방법을 찾아서 그 문제를 해결하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인생은 고통이란 것을 인정하지 않고 다가오는 두려움에 대해 회피하려고만 한다면 결국 아무것도 성취하거나 발전할 수 없다.
그리고 세상을 너무 비관적, 염세적으로 바라보지 말자. 그렇다고 나보다 형편이 못한 사람에 비해 '그래도 내가 낫지' 이러한 불필요한 우월감도 가지지 말자. 인생의 본질은 수많은 찰나의 순간을 어떻게 온전히 행복하게 보내는가에 있다.
때로는 미래에 대한 수많은 걱정 때문에 우리는 고통받는다. 기우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90%의 극단적인 일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극단적인 순간이 행복해야 하는 우리의 수많은 시간들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면 가슴이 무거워지고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나는 지금 이 시점을 살아간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단 한 번뿐인 21년 2월 25일 밤 10시 21분!! 이 찰나의 순간은 물리적으로 절대 돌아올 수 없다. 그렇다!! 미래에 대한 무거운 걱정을 버리자.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내가 현재 무한하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 대해 10의 생각과 90의 행동을 해보자!
어쩌면 이 글의 마지막 내용은 현재의 나 자신에게 던지고 싶은 나의 초월적 자아의 목소리일지 모른다. 미래에 대한 기우를 버리고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미친 듯이 갈구하라고 하는 꾸지람일지도 모르겠다.